검피 아저씨가 집에 있는 배를 끌고 강으로 나가자 동네 꼬마들이 "우리도 따라가도 돼요?"라고 묻는다.
아저씨는 "그러렴. 둘이 싸우지만 않는다면"이라고 전제를 단 승낙을 한다.
뒤로 토끼, 고양이, 개, 돼지, 양, 닭, 송아지, 염소가 같이 가면 안되냐고 물을 때도 그러라고 하면서도 하면 안 되는 일을 이야기한다.
여행이 계속되자 이들은 자신들의 약속을 어기고 모두 물에 빠져버리고 만다.
그 뒤 검피 아저씨의 반응이 난 신기했다. 화를 내지 않았기 때문. 모두 햇볕 아래에서 몸을 말리게 한 뒤 집에 가서 차를 마시자고 한다.
아이들이 뭘하자고 하면 예상되는 상황에 대해 주의를 주지만 아이들은 언제 그런 소리를 들었냐는 듯 바로 사고를 치곤 한다. 그럼 난 곧장 버럭하고. . .
그런데 검피 아저씨는 우아하게 차를 마시자고 있지 않은가.
그래, 아이들의 말썽이 예상되면 환경을 바꿔주거나 예상 대로 결과가 벌어지면 그런가 보다, 하고 받아들이면 될 걸. 난 왜 그리 우아하지 못하단 말인가. 좀 더 우아한 엄마가 되도록 마음을 다독여 볼까나. 가능할까나.
왼쪽은 단색으로, 오른쪽은 다채롭게 그림을 표현하고 있어서 그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