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
소중애,최혜영 | 소담주니어
1.
어렸을 적, 우리 부모님은 참 많이도 동화책을 읽어주시곤 했다. 서점을 지나가면 무조건 들려서 동화책 한 권을 손에 들고 나오곤 했고 그날은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었던지 책이 너덜너덜해질 지경이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일까 지금도 책 읽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고 매일 저녁 15분이라도 책을 읽고 자는 습관이 길들여져 있다. 흔히 동화책은 아이를 위한 책이라고 하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인성교육은 나이 불문하고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또 습득하는 것이 평생 숙제이다. 어린아이에게는 올바른 인성을 심어주는 것이 인성동화의 역할이라면 어른에게는 잃어버린 혹은 잊혀진 참된 인성을 다시금 반성하게 해주는 좋은 지침서 일 것이다.
2.
슬퍼보이는 강아지 한 마리와, 싫어!라고 외치며 보이는 손하나가 무슨 내용일지 짐작케하는 표지이다. 인성교육 책 인것만큼 아이에게 표지를 보여주며 어떤 내용일까? 라며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송중국씨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는 장면이 종종 나오곤 하는데 그때마다 특징이 그냥 글을 읽어주는 것이 아닌 "이건 뭐야?, 강아지는 어디에 있어?"라며 질문을 한다는 것인데 아이가 그 책에 동화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처음에 이 책을 펼쳤을 때 첫 페이지에 "싫어, 따라오지마." 라는 글 한문장 뿐이라서 당황했는데 아, 내가 동화책을 읽고 있는거지라며 책의 방향성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책의 뒷표지를 보면 아동가족복지학과 최혜영 교수가 한 말이 적혀 있는데 [3~4경이 되면 유아는 기쁨, 슬픔, 분노,놀람 등의 비교적 단순한 정서를 이해하고, 이들 정서를 야기하는 원인에 대한이해력도 증가합니다. 이 시기에 유아들이다른 사람의긍정적 정서를 이해하는 것은성인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나타나지만, 슬픔과같은 부정적 정서를 이해하는 데는 아직 서툴기만 합니다. 오히려 행복과 같은 긍정적 정서를 더 쉽게 이해합니다.] 라고 정서에 대한 이해 부분을 설명해주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을때보면 아이그림에 집중해 볼 필요가 있다. 화가난 표정, 우는 표정, 즐거운 표정들 내 아이가 그림을 보며 감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있으니 부모는 이 부분을 잘 캐치해서 책을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책의 결말이 뭔가 끝난 것 같지 않은 느낌을 받았는데 사실 여기에도 숨은 교육 방법이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내 아이에게 "과연 강아지는 어떻게 됐을까? 혹은 oo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라고 질문을 줄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그 질문을 듣고 바로 맨 끝장 표지 부분을 보면 아이와 강아지가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책의 결론이 표지에 숨어 있는건데 동아책이라고 해서 쉽게 보면 안되겠구나 싶었다. 부모부터 내 아이에게 읽어줄 책을 먼저 읽어보고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그 책을 이끌것인지 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