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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 남정호
  • 10,620원 (10%590)
  • 2014-11-01
  • : 205

반기문, 나는 일하는 사무총장입니다

남정호 | 김영사 | P.395

 

 

 

 

 

 

1.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점을 말하자면, 동양인이라는 인식의 틀을 깨고 그만의 방식으로 이겨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사무총장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았고 그것에 매우 기뻤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어떤 일을 하는지 그리고 그의 길이 어떠하였는지는 잘 몰랐었다. 이 책을 통해서 반기문 사무총장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어서 매우 뜻깊었다.

 

 

 

 

2.

그가 사무총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외신들의 텃세와 부정적인 인식은 매우 강했다. 취임 전 부터 돈으로 선거 운동을 했다고 주장했을 뿐만 아니라 첫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 무렵인 2009년 중반에는 그 비난이 극에 달했다. 그럴수록 그는 그 어느때보다 혼신을 다해 노력했다. 연설중에는 절절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든 것은 동양인은 딱딱하다라는 인식을 바꿔준 사건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기다릴 줄 아는 혜안과 조용한 외교는 불가능해 보였던 미얀마의 민주화를 진행시켰다. 상대를 존중하는 중용의 정신으로 민주화 정책을 강력히 요구하는 반면, 공개적 장소에서 비판을 피하고 무대 뒤에서 성실하게 이어나간 반 총장의 설득이 미얀마 군부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이다. 그리고 유엔 내에서의 가장 혁신적인 개혁을 했는데 바로 '인사이동'이다. 유엔의 직원은 엄청난 비리를 저지르지 않는 한 절대 쫓겨나지 않는 국제적 철밥통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래서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엘리베이터 맨이 있다. 효율성보다는 안전과 유지를 추구하는 유엔의 방식은 업무의 향상성에 문제를 주었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일하든 말든 그에 대한 처우가 똑같으니 대충 일하고 말자는 것이 직원들의 사명이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더불어 직원들간의 교류도 심각했다. 유엔은 3개 지역 본부 그리고 분쟁 지역에 설치한 현지 사령부 및 사무소 등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직원들은 위험한 지역으로 가는 것을 꺼려할 뿐만 아니라 문제가 생겨 공석이 생길경우 바로 새로운 사람이 그 공석을 채우기 때문에 본인의 자리를 지키기란 힘들었다. 그리고 하나의 일을 10년동안 넘게 하다보니 처음 가졌던 열정이 무뎌지고 조직은 그렇게 활력없는 공장이나 다름없게 되었다. 그래서 반 총장은 '의무적 이동근무제'라는 것을 내걸었다. 이 제도의 골자는 특정 근무지의 한 부서에서 일정 기간 근무한 직원은 의무적으로 다른 지역, 다른 부서로 이동하는 것이다. 의례적인 이 제도에 반발을 뜻하고 노조를 움직여 반대의 움직임을 꾀하는 무리가 생겼다. 극심한 반대에 반 총장은 좌절감을 내비치곤 했지만 서두르지 않는 것이 그의 방침이었다. 결국 1년 반만에 직원들을 설득시켜 이 제도를 채택하게 되었다.

 유엔에서의 두 번째 개혁은 직원들의 부패였는데 조달 및 관련 회계 업무 등을 수행할 때 관련 자료와 절차를 원칙적으로 공개하도록 했으며 철저한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였다. 지금까지는 부패 스캔들이 터져도 흐지부지 넘어가는 것이 관례처럼 되었지만 이제는 그 상급자까지 책임을 물게 한 것이다. 

 

 

 

 반 사무총장의 행동에서 배울점은 바로 '솔선수범'이다. 3~4시간을 자면서도 항상 업무를 손에 놓지 않았고 출근을 먼저하며 업무를 준비하면서 직원들의 본보기가 되었다. 느슨하기 짝이 없었던 유엔의 분위기에서 반 사무총장의 행동은 이질적이었을 것이다. 그의 업무태도에 아침을 굶고 허겁지겁 나와서 회의에 참가하는 직원도 있었고 저녁이면 이어지는 야근에 힘들어하는 비서실 직원도 하다했다. 그럴수록 반 사무총장은 웃는 얼굴에 겸소한 태도, 그리고 솔선수범의 자세를 잊지 않았다. 결국 유엔의 분위기는 긴장감을 가지고 총장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으로 바뀌었다.

 

 

사실, 유엔총장의 한국적 업무스타일에 100% 찬성 하는 것은 아니다. 업무의 야근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자발성이 아닌 타의적으로 몇 시간이나 일찍와서 업무를 준비하는 것은 과연 필요한가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회사분위기는 우리나라의 문제점이 아닌가도 싶다. 유엔에서의 반 사무총장의 한국적 업무스타일은 필요했고 적절했다고 생각한다. 감기라는 병이 긴장감을 놓았을 때 찾아오는 것처럼 유엔의 업무 분위기는 늘 감기에 걸려있는 것과 다름 없었다. 그래서 비리가 발생하고 그것을 덮고 필요치 않은 업무를 지속하고 있고 그것이 바로 비효율적인 생산을 하는 유엔을 낳았기 때문이다.

 

 

 

 

 

3.

 반기문 사무총장의 업무 스타일과 더불어 유엔의 조직을 알 수 있어 더없이 좋은 책이였다. 아시아인을 무시하는 유럽시장에서 당당하게 그만의 업무 스타일로 세계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반 사무총장을 보니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가질 수 있었다. 반 총장처럼 부지런하고 성실히 내 일을 솔선수범하게 되면 언젠가는 나도 나만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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