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PD의
여행수다
김영사 | 탁재형, 전명진 |
P.489
1. 여행의 계졀, 그리고 바캉스의 계절! 가끔은 일상을 벗어나고 싶어 여행을
택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이렇게 여행책을 읽는다. 간접적으로나마 내가 그 여행지에 있는 것 같고 또, 담엔 나도 저기에 가봐야겠다라는 나름의
여행계획을 세우기도 하니 나에게 있어 여행책은 현재의 고달픔을 해소하고 미래의 이상향을 꿈꾸게 하는 일탈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2.
표지를 보면 마치 해외여행과 관련된 책일 것 같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책이다. 바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섬인 '제주'를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화형식으로 말을 건네듯 본인의 여행이야기를 펼쳐 놓으니
대화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그래서였을까, 책장을 훌렁훌렁 넘기며 쉽게 읽었다.
브라질에 대한 나라부터 여행이야기는 시작된다.브라질 음악인 보사노바와 관련이
있는 '나희경'씨의 경험담과 그리고 또 그 음악에서 시작한 브라질의 이야기는 브라질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문화를 이해하게 만들었다. 모든면에서
오픈마인드인 브라질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을 자 포용하는 면이 있다. 그래서, 다른 문화와 다른 사람들, 다른 특성을 잘 섞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든다. 그것이 바로 브라질 음악인 보사노바인 것이다.
브라질 하면, 역시 치안에 대해 거론을 안 할 수가 없는데 노희경씨도 브라질에서
있었던 몇 번의 아찔한 경험을 이야기 해준다. 다행히 기지를 발휘하며 위험을 가까스로 모면했지만 역시 타나라를 방문할땐 조심, 또 조심
히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었다.
3.
작년, 가족과 처음으로 방문했던 제주도. 비행기에서 내려 처음 마주한 제주도는
안개였다. 정말이지 앞이 하나도 보이지 않아 운전을 잘 할 수 있을까 노심초사하며 숙소까지 갔던 기억이 있는데, 하지만 그 안개는 그때였을 뿐
제주의 날씨는 파랗고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제주라는 곳이 처음에는 수학여행지, 신혼여행지로만 국한되어 있다가 '올레길'이라는
것이 생기면서 관광지에서 여행지로 이미지가 바뀌었다. 단지 눈앞에 보이는 경관을 보기만 하는 관광지가 아닌 내가 직접 경험하고 느껴보는 여행지로
변화한 것이다. 그러면서 고급의 호텔보다는 여러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스트하우스가 생겨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제주의 동네 풍경도 변했다.
책에 정방폭포의 사진을 보자마자, 아! 나도 저기서 물 맞았었는데라는 동감대가
터져나왔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커다란 폭포와 그리고 바로 뒤에 보이는 바다의 조화는 실제로 봐야 그 아름다움을 실로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그 풍경을 잘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오토바이라고 소개한다.
나는 안타깝게도 오토바이를 몰지 못해서 현재로서는 엄두도 못내겠지만 꼭 한번 제주를 오토바이로 여행해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리고 그때는
이 곳에서 소개해준 참 된, 다른 사람들은 모르는 여행을 해봐야겠다.
4.
영국과 이탈리아는 정말 꼭 한 번 가보고싶은 나라이다. 영국에 대해서 먼저
말하자면 보통 신사의 나라라고 알고있는데 미스테리 연구가이자 역사 팟캐스트 진행을 하고 있는 파토님이 그건 100년전에 이미 다 끝난 이야기라고
한다. 도대체 무슨 말이지? 라며 책을 넘기지 않을 수 없었다. 영국은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즈, 아일랜드 등 4왕국이어서 각 지역의
색차가 뚜렷하다.
영국에 대한 나라를 머물면서 분노한 몇 가지 일들을 먼저 소개하고 있다. 제일
먼저, 지하철 시스템이다. 영국사람들은 아침에 학교에 가러 혹은 출근을 위해 집에서 나와 맨 처음 하는 일은 전철역에 가서 칠판을 확인하는
것이다. 오늘 내가 가려고 하는 역이 운행을 하는지 몇시에 있는지 보는 것이다. 100년 전에 만들어진 지하철이기 때문에 고장이 나기 일쑤이고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무슨 영문인지 더이상 운행을 할 수 없다며 내리라고 하는 것도 다반사이다. 아무도 그 이유를 알지못하고 그래서 사람들은
지각을 하는데 너무나도 당연한 일상이 되어버린다. 그래서일까 영국사람들은 시간약속을 잘 지키지 않는다고 한다. 인터넷 설치를 하는데, 다음날
사람을 보내겠다라는 말이 2달이 걸리고, 보일러가 고장이 나 사람을 불러달라는 말에 2주나 걸리고, 그 2주가 걸려 온 사람은 노크 한번에
20초를 기다리지 않고 그냥 가버리는 그런 나라. 우리가 알고 있는 신사의 나라 영국은 60~70대라고 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나라가
기운 탓에 영국 사람들은 에너지가 없어졌다. 사람들이 열정도 없고 목표가 없어 이렇게 약속을 지키는데 무색할뿐만 아니라 본인의 직업의식 또한
부족한 듯 하다. 물론 안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말이다.
영국의 좋은 점은 박물관과 미술관이 많다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이 무료이다.
물론 약탈해 온 문화재도 있지만 그 소중하고 위대한 예술품들 사이에서 많은 아이들이 보며 느끼고 대화하고 스케치를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혀 볼
수 없는, 예술을 즐기는 모습이 영국에서는 아이들에게도 베어있나보다.
마지막으로,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하면 낭만의 도시가 먼저 떠오른다. 어린
소년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레이디퍼스트'에 대한 마음가짐과 아름다운 언어구사력으로 여심을 사로잡는, 그런 문화가 깃들어져 있는 나라로 알고있다.
역시나 이탈리아에 대한 첫 이야기는 이탈리아 남성에 대한 것이다. 이탈리아 북부 남성들은 남부 남성과 동일시되는 걸 굉장히 싫어한다고 한다.
일단 남부와 북부의 남자 외형부터가 차이가 나고 우리가 알고 있는 여성에게 치근덕거리는 행위를 하는 곳은 남부라고 한다. 눈만 마두쳐도 윙크를
하고 대화를 걸고 심지어 싫다는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2시간동안 따라다닌다고 하니 그런 열정은 어디서부터 나오는 것일까 싶다.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유명지인 밀라노. 밀라노엔 성당이 많은데 꼭 한번 가서 그
웅장함과 어마어마한 디테일이 담겨져 있는 조각들을 눈에 담아오고싶다. 그런데 그렇게 아름다운 곳에도 안타까운 것이 있으니, 워낙 유명한 관광지다
보니 관광객도 많고 미사를 드리는 그 시간에 사진을 찍고 세계 각 각의 언어가 뒤섞여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난다고 한다. 나의 잘못을 늬우치고
나의 기도를 드리는 그 시간에, 내 나라에서 방해를 받는다는 그 기분이 얼마나 싫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쩌면 아름다움이 만들어낸 다른
결과의 모습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6.
내가 가지고 있던 상식에서 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던
여행책이었다.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여행책도 오랜만인 것 같다. 내가 가보고 싶은 그 나라를 언제 가볼 수 있을까 라는 상상을 하며, 그 곳을
갈땐 이곳에서 말한 것과 정보들을 기억하며 나도 겪어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