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안 반스의 요리 에세이라니...
설레지 않을 수가 없다. 사실 의외였다. 그가 이런 에세이를 쓸 것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요리를 하는 남자라니.
항상 글에서 까칠함을 느꼈던 그에게 다정함이 깃든 순간이다.
그를 좋아하게 된 딱 한권의 책.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내가 생각한 줄리안 반스는 시니컬하고 똑똑하다.
책을 덮은 후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쓴 작가인데 난 천재라고 생각한다.
그런 그가 부엌 안쪽에서는 그저 불만쟁이 아저씨 같다. 그런데 공감이 흠뻑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나 역시 요리책을 수두룩 가지고 있으며, 새로운 책을 볼 때마다 또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유혹에 빠진다.
그 책 속의 사진과 이야기를 보는 걸 무척 좋아한다.
문제는 결과물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사진이랑 다른 건가요.. 나... 하라는 데로 했다고!
나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사람은 줄리안 반스의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반갑다 동지여~『 또 이따위 레시피라니』
그의 차가운 유머가 매혹적이다. 그의 대해 알게 된 것도 반가운 일이었다.
한식과 다른 다양한 요리와 생소한 재료가 편안하기만 한건 아니지만,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니깐.
내가 좋아한 글은 이부분이다.
‘재료의 분량이 명시되어 있지 않을 경우, 좋아하는 재료는 많이 넣고 그저 그런 건 조금만 넣고 좋아하지 않는 건 아예 넣지 않는다.’
역시 천재였어. 왜 나는 이런 걸 생각하지 않았나 모르겠다.
슬프게도 나는 융통성이라는 게 없는 모양이다.
저런 방법이 너무 불안하지만, 내가 믿고 보는 작가가 하는 이야기인데,,,
책꽂이에 있는 몇 권의 요리책은 저렇게 구원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