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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mile
  • 영수와 0수
  • 김영탁
  • 16,110원 (10%890)
  • 2025-09-17
  • : 6,310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7년 전에 재미있게 읽은 <곰탕>이라는 책이 있단다. 책 제목만 보면 요리 이야기일 것 같지만, 놀랍게도 SF 소설이란다. 자세한 것은 그 때 너희들에게 쓴 독서편지를 참고하시고… <곰탕>을 쓴 지은이 김영탁 님이 이번에 새로운 SF 소설을 내셨단다. <곰탕>의 감동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자 읽어보았단다. 제목은 <영수와 0수> 제목부터 독특하구나. 두 명의 영수가 나오는 것을 보아 복제인간 관련된 소설인가 하고 책을 폈단다. 지은이 김영탁 님은 영화감독이기도 하셔서, 그의 소설은 읽다 보면 영화 시나리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은이도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쓰신 것 같더구나. 그럼 바로 책 이야기를 해볼게.

 

1.

미래의 어느날을 살고 있는 박영수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란다. 영수의 나이는 서른 살이다. 지독한 전염병이 유행한 이후 세계는 초강도 격리 생활을 했어. 하지만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았고, 사람들은 외출을 할 때는 무조건 방호복을 입고 나가야 했어. 그리고 일은 AI가 대신하기 시작했단다.  AI가 일을 대신 하니 사람들은 처음에는 다들 좋아했지만, 우울증을 걸리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그러다 보니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사회문제가 되었고, 사람들에게 다시 강제로 일을 시켰고, 자살을 불법으로 규정했단다. 자살해서 죽고 나면 그만인데 불법으로 규정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그래서 자살을 하게 되면 그 가족들이 연좌제로 벌을 받게 된단다. 가장 가까운 가족, 가족이 없으면 친척 포함 3명이 벌로 일주일에 일을 하루씩 더 해야 한단다. 어떤 사람이 자살하면 그 사람의 가족 또는 친척 3명이 주6일제 일을 해야 하는 거야. 벌 치고는 치사하구나. 벌금형이면 벌금형이지…

영수도 극심한 우울증에 자살을 하고 싶지만, 남겨진 식구들에게 미안하기 때문에 참고 있었어. 그런 영수가 일하는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자살방지국이었어. 영수는 자신의 고민을 직장 상사인 오한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오한은 괜찮은 아이디어를 하나 주었어. 복제인간. 직장 상사의 아이디어에 따라 영수는 복제인간을 만들고 자신은 자살하려는 계획을 세웠어. 그런데 복제인간을 만들 때 옵션이 있었어. 복제인간 자신이 복제인간을 알게 할 수도 있고, 모르게‘할 수도 있어. 영수는 완벽한 범죄를 위해 복제인간은 자신이 복제인간인 것을 모르게 해서 주문을 했단다. 이제 복제인간이 영수가 되어 대신 회사를 다니기 시작했고 영수는 자신의 삶을 마감하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영수가 자살하기 직전에 연락이 왔어. 복제인간 영수가 회사에서 자살 시도했다가 실패해서 난리가 났다는 거야. 영수는 이런 상황을 생각지 못했던 것 같구나. 자신과 똑같이 복제한 인간이라면 그 인간도 살기 싫어 늘 자살할 생각을 한다는 점. 그런데 그 복제인간은 자신보다 더 실행력이 뛰어났구나. 소설에서는 복제인간 영수를 진짜 영수와 구분하기 위해 0수라 부르기로 했어. 영수는 곧바로 0수를 만나러 갔어. 자신과 똑같이 생긴 모습의 영수를 본 0수는 놀라지도 않았어. 0수는 자신이 진짜 사람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기 때문에 영수가 자신의 자살을 막으려고 당국에서 보낸 복제인간이라고 생각한 거야.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것을 모르게 설정한 것의 여파가 크구나. 0수 자신이 진짜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영수를 복제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야. 영수는 자신이 자살하기 전에 0수가 자살하려는 마음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이 먼저야. 영수가 자살하고 0수마저 자살하면 돈 들여 복제인간을 만든 이유가 없어지니까 말이야. 그래서 영수는 어쩔 수 없이 0수와 동거를 시작했단다. 0수는 영수를 다른 사람들에게 소개를 할 때 쌍둥이라고 했지만 그들 사이를 알고 있는 회사 상사 오한은 진짜 영수가 누구인지 알아봤어. 오한도 영수의 일을 도와주었어. 0수가 자살하지 않게 마음 먹도록 하는 일. 오한은 회사시스템을 이용하여 영수가 13년 전에 기억을 두 번 팔았다는 기록을 찾아냈어. 그 때 판 기억 때문에 자살 시도를 계속하는 것 같다면서 그 기억을 다시 찾아보자고 했어

 

2.

어느날 기특이라고 사람이 찾아왔는데 서로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기특은 먼 친척이라고 했어. 0수가 자살을 하면 연좌제로 자신까지 벌을 받는다고 정부에서 연락을 받았대. 영수의 가족은 엄마와 동생. 그리고 세 번째 가까운 친척이 바로 기특이라는 사람이었던 거야. 기특도 엄마가 자살을 해서 이미 연좌제를 받고 주6일을 일하고 있다고 했어. 이제 더 받으면 안 된다고 기특도 자살을 막아보려고 찾아온 거야. 그래서 영수, 0수, 기특, 오한. 이렇게 넷은 영수의 기억을 찾으러 길을 떠났단다.

첫 번째 영수의 기억을 산 사람은 C구역에 있는 병동에서 일하는 청소원 해도연이 라는 사람이야. 그들이 병동에 도착해서 해도연을 찾았지만 직접 만나기 쉽지 않았어. 멀리서 해도연을 관찰했는데, 해도연은 사람들에게 유인물을 나눠주며 사람을 찾고 있었어. 영수 일행도 그 유인물을 받았는데, 유인물 속 사진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무척 낮이 익었단다.

영수의 기억을 산 두 번째 사람은 E구역에 살고 있는 20대 김다울이라는 사람이야. E구역은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인이나 환자들이 많은데, 20대의 김다울이 있다는 것이 좀 의아했단다. 그들은 결국 김다울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김다울은 수화로 이야기를 했단다. 영수 일행은 유뷰브를 통해서 수화를 배워서 떠듬떠듬 대화를 나누었단다.

김다울은 어렸을 때 사회에 적응을 못해서 집에서만 지냈다고 했어. 그랬다가 나중에 조용히 살 수 있는 E지역으로 자진해서 오게 되었는데, 부모님이 그 때 선물로 기억을 선물해 주었어. 그 기억이 바로 영수가 판 기억이란다. 김다울은 어렸을 적 기억을 이야기하는데 그건 아마 영수의 기억일 거야. 어렸을 때 폐가 아파서 숲 속에 있는 요양병원에서 네 달을 머문 적이 있는데, 마음에 들어 했던 다른 환자가 있었다고 했어. 그런데 어느날 그 환자가 병동을 떠났는데 퇴원인지 죽은 것인지 모른다고 했어. 다울은 그 병원 어딘가에 무엇인가 묻어두었다고 했어.

영수일행은 다시 C구역에 와서 해도연을 만났어. 그리고 그때 해도연이 일하고 있는 병원이 바로 김다울이 이야기했던 그 병원이라는 걸 알게 되었지. 다울이 이야기한 장소 중 한 곳의 땅속에서 십여 년 전에 묻어둔 물건을 꺼냈단다. 그곳에는 예리한 칼이 있었어. 사실 그곳에는 편지가 있었는데, 오한이 편지는 빼돌리고 칼을 대신 넣어 두었어. 기특은 병원 직원으로 위장하여 병원에 잠입하여 해도연에게 접근을 했어. 그리고 해도연과 친해지게 된 이후 해도연의 옛 이야기를 알게 되었어. 해도연은 자신이 누군가를 죽인 기억이 있어서 경찰에 가서 자수도 했지만 죽은 사람이 없다고 했대. 그래서 그 사람의 몽타주를 그려서 그 사람을 알고 있는 사람을 찾아보기로 했대. 그것이 그녀를 10년 넘게 괴롭힌 기억이라는구나. 해도연의 기억이 영수가 판 기억이라면, 영수가 사람을 죽였다는 거잖아. 영수는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단다. 그런데 왜 그런 기억을 해도연이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건 누군가가 영수의 기억을 사서 해도연 몰래 해도연의 기억에 심은 거야. 한편, 오한은 0수에게 0수가 진짜 인간이 아닌 복제인간일 수도 있다는 암시를 슬쩍 주었어. 0수는 그것을 깨닫고 또 충격 받았단다. 정말 뒤죽박죽이구나. 너무 뒤죽박죽이라서 아빠가 줄거리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모르겠구나.

기특은 해도연을 찾아가 진실을 이야기해주었어. 해도연은 누군가로부터 기억이 심어진 것이지, 살인자가 아니라고 말이야. 해도연은 자신의 머릿속을 꽉 채웠던 살인의 기억이 자신의 기억이 아니라고 하자, 오히려 허무에 빠졌어. 해도연은 자신이 죽인 사람을 찾기 위해 살았는데, 그 사람이 없어졌으니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나 싶었어. 그런데 기억이라는 것을 그대로 팔 수도 있지만,  가공해서 팔 수도 있다고 했어. 그러니까 영수가 사람을 죽인 것이 아닌, 누군가 사람을 죽인 장면을 본 것이나 그것도 아니면 사람이 죽은 장면을 자신이 직접 사람을 죽인 것으로 가공해서 팔 수 있다는 거야. 그렇다면 왜 기억을 팔고 사는지 모르겠구나. 그냥 새로운 기억을 만들어서 심어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기억을 가공해서 팔고 사는 설정은 공감이 가지 않는 설정이었어. 이렇게 과거의 기억을 찾아가다 보니 영수도 다시 살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

그러면 복제인간 0수는 어떻게 되는 걸까. 둘 다 살아 있을 수 없잖아. 그런데 둘 다 살 수도 있지 않나? 복제인간을 돈 주고 살 수 있다면 같이 살아갈 수도 문제없을 것 같은데 말이야. 그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그들의 운명은 물음표로 남겨두어야겠다. 그리고 또 다른 진실. 해도연에게 그런 사악한 기억을 심어 놓은 사람은 누구일까. 그것도 남겨두어야겠다.

….

아빠가 책을 읽고 나서 한참 있다가 너희들에게 이야기를 하다 보니 아빠의 기억이 좀 뒤죽박죽이라서 잘못된 내용이 있을 수 있단다. 다시 읽어보면 되겠지만, 다시 읽어보고 싶은 만큼의 재미 있지는 않았어. 아빠가 지은이의 전작 <곰탕>을 재미있게 읽어서 너무 기대를 했나 보구나. 그리고 소설의 소재인 복제인간도 다룬 영화나 소설들이 많아서 그런지 그리 신선하지는 않았단다. 아니면 아빠가 나이를 더 먹어서 SF적 감수성이 떨어진 것일 수도 있고…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

 

PS,

책의 첫 문장: “가기 싫다”

책의 끝 문장: 대화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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