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insmile
  • 그레이트 서클 1
  • 매기 십스테드
  • 16,200원 (10%900)
  • 2024-09-06
  • : 453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은 인터넷 서점에서 우연히 알게 된 <그레이트 서클>이라는 소설의 1권에 대한 이야기를 해줄게. 책소개를 대충 봤을 때는 실존 인물을 소설로 각색한 것인 줄 알았는데, 소설 속 인물들은 지은이가 만든 허구의 인물들이란다. 하지만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큰 꿈을 꾸며 살았던 사람들이 있었겠지. 판타지 소설이 아닌 이상 소설은 우리 삶 속에, 지나간 시간 속에 있었을지도 모를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해. 지은이는 미국 작가인 매기 십스테드라는 사람인데, 아빠는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작가란다. 책 제목 ‘그레이트 서클’이 무슨 뜻일까? 하면서 책을 펼쳤는데,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그 의미가 적혀 있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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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구든 정확히 반으로 갈랐을 때 나오는 두 반구의 절단면을 대원(great circle)이라고 한다. 즉 대원은 구 위에서 그을 수 있는 가장 넓은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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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정확히 반으로 가른 원을 따라 세계 일주를 하는 한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세월이 흘러 그 사람의 책을 통해 그를 알게 되었고, 그를 연기하는 배우가 된 사람의 이야기.... 그것이 이 소설의 큰 줄기란다.

 

1.

그러면 <그레이트 서클> 1권의 이야기를 해볼게. 첫 번째 주인공 메리언 그레이브스. 1914년생. 두 번째 주인공 해들리 백스터. 21세기 유명한 영화배우. 해들리의 부모님은 해들리가 어렸을 때 경비행기 사고로 돌아가시고, 해들리는 삼촌 미치가 해들리를 어렸을 때부터 키웠고, 해들리는 유명한 영화배우가 되었단다. 해들리가 유명한 여배우였기 때문에 파파라치가 뒤따랐고, 사생활 보호가 거의 되지 않았어. 거기에 해들리는 사랑에 좀 개방적이다 보니, 스캔들이 끊이지 않았단다. 이번에 새로 준비하는 영화는 여자 비행사 메리언의 삶을 다룬 영화인데, 해들리는 오디션에 참가하여 주인공 메리언의 역을 맡게 되었어. 어렸을 때 책으로 알고 있던 메리언인데, 당시에도 메리언도 삼촌이 키웠다는 자신과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서 관심 있던 사람이었는데, 자신이 그 사람을 연기한다고 하니 더욱 특별하게 생각했어.

자, 그러면 메리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보자. 메리언의 아버지는 애디슨 그레이브스로 선장이었단다. 그는 큰 여객회사의 사장 로이드의 목숨을 구해준 인연으로 그 여객회사의 여객선을 운전할 수 있었는데, 그곳에서 아내 애너벨을 만났단다. 애너벨이 바로 메리언의 어머니였어. 애너벨은 쌍둥이를 낳게 되었는데, 메리언과 제이미가 그들이었어. 출산을 하고 애너벨은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고, 애디슨은 아내의 기분을 풀어줄 겸 자신이 항해하는 여객선에 태우고 바다로 향했어. 그런데 그 배에서 원인 모를 폭발이 일어나서 침몰했단다. 애너벨은 실종되었고, 애디슨은 두 어린 아기들을 구조선에 맡기려고 했어. 하지만 자신마저 죽고 나면 저 아기들은 누가 보호해주냐는 생각에 두 아기들을 데리고 구명보트에 탑승했단다.

선장에 승객과 배를 버리고 먼저 구명보트에 탑승했다는 일로 애디슨은 온갖 비난을 받았고, 과실치사로 10년형을 받았단다. 그는 항변을 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의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감옥에 들어갔단다. 그리고 아기들은 삼촌 윌리스가 기르게 되었어. 9년 반 후 애디슨이 출소하고 윌리스 집에 찾아왔어. 아기들은 쑥쑥 자라 아이들이 되었고, 감격의 해후를 가졌단다. 하지만 하루 만에 애디슨은 몰래 다시 집을 떠났단다. 하룻밤의 꿈이었을까. 아직 어린 메리언과 제이미는 다시 삼촌과 지냈어. 메리언은 오두막에 남겨진 아버지가 남긴 책들을 읽는 것을 좋아했어. 메리언에게는 친구이자 쌍둥이 동생인 제이미와 이웃에 살고 있는 케일럽과 절친이었단다.

또 시간이 흘러 12살이 된 메리언은 자신의 마을에 온 비행기 조종사 부부를 만나게 되었고, 처음으로 그 비행기에 타보게 되었어. 그 이후에는 조종사에 대한 꿈을 키우게 되었단다.

 

2.

메리언은 비행 수업을 받기 위해 온갖 굳은 일들을 하면서 돈을 모았단다. 당시 미국에는 술이 불법이어서 밀주 사업이 성행했단다. 메리언은 스텐리라는 사람의 밀주 사업의 운반책을 했는데, 그것이 주된 수입원이었단다. 한편 삼촌 윌리스가 도박에 점점 빠지면서 차까지 잃고 빚까지 지게 되었어. 메리언은 비행 수업을 위해 모든 돈으로 삼촌의 빚을 갚아주었어. 비행 수업 계획은 다소 지연되었단다. 메리언이 비행장으로 밀주 배달을 갔다가 비행사 ‘송어’을 만나게 되고, 비행기에 관심 있어 하는 메리언에 비행기를 태워주고 조작법도 가르쳐 주었단다.

운행을 마치고, 송어가 이야기하길, 익명이 후원자가 메리언의 비행 교습비를 대신 내준다고 했대. 그러니까 앞으로 계속 와서 비행 수업을 들으라고 했어. 메리언은 그 후원자가 누구인지 짐작이 되어 거절했단다. 목장주이자 또 다른 밀주업자인인 버클리라는 사람인데, 메리언에 접근을 하던 남자였단다. 하지만 메리언은 비행을 너무 배우고 싶어했고, 돈은 모이려면 한참 걸려야 해서 결국 버클리가 후원하는 돈으로 비행을 배우게 되었어. 버클리와 자주 만나게 되었고, 친구가 되었어.

메리언은 기계에 대한 감각이 남달랐단다. 비행기 운전도 빠르게 배웠고, 이내 단독 비행까지 알 수 있었어. 그런데 어느날 메리언의 스승인 송어가 비행기 사고로 죽고 말았단다. 메리언은 이제 혼자 비행기를 운전했고, 비행기로 버클리가 몰래 만든 밀주들을 수송하는 일을 했어. 시간이 지날수록 버클리의 본색이 드러났단다. 메리언에 대한 집착이 심했고, 그 집착이 심해져 폭행까지 휘둘렀어. 물론 바로 사과를 했지만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리언은 돈 때문에 버클리를 떠날 수 없었어. 삼촌 윌리스는 여전히 도박과 술 때문에 큰 빚을 지고 있었는데, 그 돈을 갚기 위해서라도 메리언은 버클리와 결혼하기로 했단다. 제이미가 심하게 반대했으나, 메리언은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한 것 같아.

결혼을 한 후에도 메리언은 계속 비행기를 타려고 했으나 시댁 식구들의 반대로 한동안 비행을 하지 못했단다. 더욱이 버클리는 아이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메리언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이 낳을 생각은 없었단다.

한편 결국 삼촌 윌리스는 알코올중독 증상이 심해져 병원에 입원했고, 제이미는 무작정 집을 떠났단다. 시애틀에 가서 아버지를 찾아보았지만 찾지 못했고 일자리도 구하기 쉽지 않았어. 어렸을 때부터 제이미는 그림 그리는 것에 소질이 있었는데, 제이미는 공원에서 사람들에게 초상화를 그려주는 일을 해 보았는데, 이것이 인기를 끌어 사람들이 제이미에게 초상화를 그려달라고 했단다. 그 중에 세라라는 여자도 있었는데, 제이미는 첫눈에 사랑에 빠졌단다. 세라의 아버지는 도축업으로 성공한 사업가이자 미술품 수집가였단다. 세라를 통해 제이미의 그림을 보고, 제이미를 화가 대접을 해주며 집으로 초대했단다.

세라의 아버지는 제이미에게 자신의 미술작품을 정리하는 일을 시켰어. 이게 웬 떡이야.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의 집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실컷 보는 일을 하다니… 뿐만 아니라 세라의 아버지는 제이미의 재능을 보고, 후원해 주겠다고 했단다. 그런데 제이미의 마음에 걸리는 것이 하나 있었단다. 제이미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애호가로 고기도 잘 먹지 않았는데, 세라의 아버지의 직업이 동물들을 마구 죽이는 도축업자라는 거야. 그런 도축업자로부터 후원을 받는다는 것이 마음이 너무 불편했던 거지. 제이미가 동물애호가에 육식도 안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세라의 아버지는 화를 내며 제이미를 내쫓았단다. 제이미가 세라를 진심으로 사랑했지만, 동물을 죽이고 그것을 먹는 것은 그에게 너무한 힘든 일이었던 거야.

제이미는 다시 고향 미줄라로 돌아왔지만, 그림도 손에 집히지 않고 결국 삼촌처럼 알코올에 빠져 살게 되었단다. 여기까지가 대략적으로 1권까지의 이야기란다. 2권에서는 훌륭한 비행 조종사를 향한 메리언의 꿈이 이루어지고, 제이미도 다시 정신차려 화가로 성공하기를 바라면서 오늘 이야기를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나는 떠돌이가 될 운명을 타고났다.

책의 끝 문장: “나를 용서해주면 비행할 수 있어.” 그가 말했다.

 


지금은 나미비아가 된 나라에서 메리언은 이렇게 썼다. 나는 이 밤에 이 발코니의 특별한 각도에서 본 이 특별한 달을 기억할 거라고 생각하고 싶다. 하지만 만일 잊는다면, 내가 무얼 잊었는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망각이란 원래 그런 거니까. 나는 그동안 너무 많은 것을 잊었다. 내가 본 거의 모든 것을 잊었다. 체험은 더해나 물결처럼 우리에게 밀려든다. 기억은 병에 담긴 물 한 방울이며, 그 짜고 농축된 물방울은 그것이 속해 있던 신선하고 풍성한 물결과는 다르다.- P425
"왜냐하면 비행은 당신 뼛속에 있으니까." 메리언은 놀라서 희미하게 빛나는 그의 흰 셔츠 위에 그림자 진 얼굴을 빤히 보았다. 자신도 그렇게 믿는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녀가 입을 열 사이도 없이 그가 덧붙였다. "내가 당신을 처음 봤을 때 느낌이 그랬어. 당신은 내 뼛속에 있었지."-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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