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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mile
  • 세상 모든 것의 기원
  • 강인욱
  • 18,000원 (10%1,000)
  • 2023-10-06
  • : 3,538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몇 달 전에 강인욱 님의 <강인욱의 고고학 여행>이란 책을 읽고 예상했지만 고고학이라는 분야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숨겨져 있던 옛 이야기를 읽는 것은 어렸을 때 들었던 옛날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들기도 했어. 그래서 강인욱 님의 책 두어 권을 더 구입했는데, 그 중에 한 권을 이번에 읽었단다. <세상 모든 것의 기원> 어떤 것에 대한 기원을 찾는 것. 그것이 고고학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어떤 것에는 유형적인 것도 있고, 무형적인 것도 있고… 지은이 강인욱 님이 그 동안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알게 된 어떤 것들의 기원과 유래를 정리해서 이 책을 냈다고 하는구나. 세상 모든 것이라고 것이 한편으로 산만하고 주제가 일관되지 않을 수 있겠지만 이 책에서 다룬 것은 모두 우리 인간들이 즐기고 사용하고 먹던 것들이니 인류라는 공통점이 있구나.

 

1.

이 책에서는 잔치, 놀이, 명품, 영원 네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이야기해주었단다. ‘잔치’에서는 먹거리에 대한 기원을 이야기해주었어. 주로 우리나라에서 즐겨 먹는 음식과 술을 소개해 주었단다. 막걸리, 소주, 김치, 삼겹살, 소고기, 닭, 상어고기, 해장국을 이야기 주었단다. K-Food라는 말로 한식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요즘이라 더 알맞은 주제인 것 같구나. 그런 김치를 맛있게 즐기면 되는 거지… 이웃나라 중국은 자신이 원조라고 우기기도 하는데, 그러면 달라지는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다른 나라들로부터 미움이나 받지. 김치는 남한과 북한이 각각 인류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하더구나. 그것은 원조가 어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김치를 저장음식으로 만들어 겨울을 나는 지혜를 높이 평가했다는구나. 인류문화유산은 누가 원조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인류의 지혜를 따지는 현명한 판단을 하는 것이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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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김치는 2013년과 2015년 각각 남한과 북한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선정 심사를 위해 유네스코에 제출한 보고서는 김치라는 무형유산의 의미와 가치를 제대로 살려서 만들어졌다고 평가받는다. 이 보고서에는 김치의 역사가 1,000년 정도라고 적혀 있었지만 기간은 인류무형 문화유산으로 선정되는 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원조 유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해당 문화의 현대적 의미와 보편적 가치다. 이는 유네스코가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하며 붙인 타이틀, ‘김장 : 김치를 만들고 서로 나누기’에서 확연히 알 수 있다. 따지지 않았다. 선정위원회 측은 김치의 원조를 나누지 않았다. 그보다는 인류가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지혜롭게 저장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었던 지혜를 김치에서 발견하고 이를 높이 평가했다. 승자는 불명한 원조를 큰 소리로 주장하는 자가 아니었다. 세계 사람들이 절로 고개를 끄덕이는 가치를 재발견해는 자가 승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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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은 먹거리에 진심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곤 한단다.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음식들이 있는데, 해장국도 그렇지 않을까 싶구나. 아빠가 다른 나라의 해장국이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나라에는 해장국도 참 다양하고, 해장국을 먹으면 뜨거운 것을 먹으면서도 속이 시원하고 편안함이 느껴지거든… 요즘 아빠가 술을 거의 먹지 않아서, 숙취를 깨우는 해장국을 먹은 지 오래되었지만, 요즘 같은 추운 겨울날 식사로 먹어도 아주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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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나라마다 저마다의 해장 문화가 있지만, 우리나라만큼 ‘해장’이란 단어가 널리 쓰이는 나라는 없는 것 같다. 한국에는 아예 ‘해장국’이라는 음식이 따로 존재할 정도다. 한국에서 해장국을 마시는 행위는 일종의 사회생활의 한 부분으로 깊숙이 자리를 잡았다. 요즘은 많이 줄어들었지만 예전에는 회식을 한 다음날이면 으레 함께 술자리를 한 이들 중 한 명이 “오늘은 해장국이나 할까?” 하며 전날 멤버들을 다시 불러내어 합동으로 숙취 해소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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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놀이’에서는 놀이, 고인돌, 씨름, 축구, 여행, 낙서, 개, 고양이를 이야기해주었단다. 축구의 기원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최근에 중국의 3200년 전 유적에서 공이 발견되었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중국이 축구의 기원이라는 것이 통설이라고 하는데, 왜 오늘날 중국은 그리도 축구를 못하는지…^^

반려 동물의 대표격인 개와 고양이에 대한 기원도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야생 늑대가 개로 진화하는 것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도 있지만, 1950년대 러시아 유전학자 드미트리 벨랴예프라는 사람은 온순한 여우들을 교배하여 20년만에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부리는 여우들이 나타났다고 하더구나. 그러니까 늑대들도 그런 식으로 짧은 시간에 온순한 개로 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는 거지. 그리고 고양이는 자신이 집주인양 행동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고대에도 고양이를 숭배하곤 했다는구나. 고양이들의 도도한 행동이 그 때부터 유전자에 새겨져 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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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이집트에서 고양이는 인간의 숭배 대상이었다. 이집트 선왕조인 기원전 3700년경의 무덤에서는 고양이 뼈가 발견되었는데, 무덤에 묻히기 4~6주 전에 부러진 뼈를 치료받은 흔적이 있었다. 살아생전에 인간의 보살핌을 받았다는 뜻이다. 수많은 이집트인들의 무덤에서는 무덤 주인의 미라와 더불어 수많은 고양이 미라가 함께 발견되었다. 심지어 쥐 미라도 발견되었는데 이는 고양이의 먹잇감인 쥐를 함께 묻은 것으로 그만큼 고양이를 극진히 대우했다는 뜻이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다산과 풍요의 여신인 바스테트가 고양이의 모습으로 묘사된다. 이 역시 이집트인들이 고양이를 숭배했음을 보여준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고양이를 죽이면 사랑에 처한다는 법이 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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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명품’에서는 석기, 실크, 황금, 신라 금관, 인삼, 기후와 유물, 도굴, 모방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어.. 지구의 기후 변화가 고고학에서 악영향을 주는지 처음 알게 되었단다. 하기야 어디에 좋은 영향을 주겠니. 점점 뜨거워지는 지구… 정말 걱정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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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

하지만 사정이 급변 중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영구동결대 얼음이 녹아버리면서 알타이 지역 문화유산들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상황처럼 현재 지구 곳곳에서 이상 기후나 환경오염으로 해서 후세에 전해지지 못하고 묻혀버리는 역사가 적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우리가 보호해야 하는 문화유산은 비단 발굴이 완료된 것들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깊은 땅속에 매장되어 있어 언젠가 후세 사람들에 의해 발견되어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유물들도 우리가 보호해야 할 문화유산이다. 말없이 사라지는 유물들이 많아질수록 인류 역사의 한 페이지를 밝혀줄 증거들도 줄어든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가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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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네 번째 ‘영원’에서는 벽화, 추모, 미라, 발굴 괴담, 마스크, 문신, 점복, 메신저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단다. 이번 <세상 모든 것의 기원>은 좀더 가볍게 읽을 수 있었고, 고고학에 대해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그런 책인 것 같았어. 기억력만 좋다면 사람들에게 해줄 이야기보따리를 갖게 되는 것이지만, 아빠의 기억력으로는 이미....

그럼,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2019년 유학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러시아 동료 고고학자가 한국에 온 적이 있다.

책의 끝 문장: 앞으로도 흥미진진한 고고학자의 이야기는 계속됩니다.


‘야생 늑대는 어떻게 개로 진화할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에 대해 답을 주는 굉장히 흥미로운 실험이 하나 있다. 지금으로부터 60년 전인 1950년대 러시아의 유전학자 드미트리 벨랴예프는 시베리아에서 사나운 은여우를 길들이는 실험에 착수한다. 그는 일군의 은여우 중에서 비교적 온순한 여우들을 골라 교배를 했다. 그 결과, 놀라울 정도로 짧은 시간인 20년 만에(6세대를 거친 후) 꼬리를 흔들며 애교를 부리는 행동을 하고, 형태적으로도 꼬리가 위로 말리는 오늘날의 개와 비슷한 모습을 한 여우를 키워냈다. 20년 정도의 짧은 기간 안에 유전자 수준의 변화가 이루어 질 수는 없다. 다만 길들여진 은여우의 호르몬은 야생의 은여우와 차이를 보였다. 벨랴예프의 연구로 늑대의 유전자에는 이미 인간의 반려동물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요소가 내재되어 있었는데, 그것이 인간을 만나면서 발현되었음이 밝혀졌다.- P163
미라를 만드는 핵심 기술은 부패하기 쉬운 내장을 빼내고 피부는 탈수를 시켜서 보존 처리를 하는 것이다. 먼저 콧구멍으로 갈고리를 집어넣어 뇌 속을 긁어 뇌수를 빼낸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얼굴에 상처가 나면 안 된다. 다음으로는 갈비뼈 밑에 구멍을 내서 장기를 빼내어 카노피라고 하는 별도의 단지에 넣는다. 단 저승에서 심판을 받을 때 필요한 심장은 부적과 함께 제자리에 다시 넣어둔다. 그 다음에는 몸에서 수분과 지방 성분을 빼내는 탈수 작업을 거친다. 단순한 탈수가 아니라 몸의 외형을 그대로 보존하는 길고도 세심한 작업이다. 얼마 전 3,45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미라를 만드는 방법이 적혀 있는 파피루스가 발견되었는데 35일간 건조를 하고 35일 간 군대를 감는 등 총 70일 뒤 소요된다고 했다. <창세기> 1장에도 이집트 정리가 된 요셉이 아버지 야곱의 죽자 40일간 미라를 만들고 70일동안 애도를 했다고 적혀 있는데 이는 파피루스 속 기록과도 대략 비슷하다-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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