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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mile
  • 나의 돈키호테 (꿈의 책장 에디션)
  • 김호연
  • 16,200원 (10%900)
  • 2024-04-25
  • : 38,909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오늘 너희들에게 이야기할 책은 <나의 돈키호테>라는 책이란다. 몇 년 전에 Jiny도 재미있게 읽은 <불편한 편의점>의 김호연 작가님의 최신작이란다. 책 표지가 화사하고 밝은 표정의 청소년들의 모습이 책의 성격을 그대로 이야기해주는 듯하구나. 책의 제목이 <나의 돈키호테>인데, 돈키호테는 너희들도 어렸을 때 동화로 각색한 것을 읽었을 거야. 아빠는 10년 전쯤 열린책들에서 출간한 완역본을 읽었단다. 엄청나게 두꺼운 책 두 권짜리였는데, 읽고 나서 뿌듯함이 아직 기억에 있구나. 돈키호테는 완역본으로 한번 읽어볼 만하니 너희들도 나중에 커서 꼭 한번 읽어보길 바란다. 이 책의 제목을 왜 <나의 돈키호테>라고 지었을까? 하는 궁금증과 함께 책을 펼쳤단다.

 

1.

주인공 진솔. 나이 서른. 방송국 PD를 그만두고 엄마가 살고 있는 고향 대전에 내려왔단다. 그냥 대전이 아니라 ‘노잼’ 대전이라고 자학하듯 이야기했단다. 대전이라는 도시는 특별히 재미있는 것이 없다고 하여 노잼 도시라는 재미있는 별명을 가지고 있단다. 오죽하면 빵가게가 가장 유명하겠냐는 말도 본 적이 있는 것 같구나. 성심당이라는 빵가게인데, 이 책에서도 성심당이 소개되었어. 아빠도 두어 달 전 대전에 결혼식에 갔다가 성심당에 한번 가보았단다. 너희들과 함께 먹을 빵을 사기 위해… 여전히 엄청난 대기줄에 한참을 기다렸다가 기차 시간 전에 간신히 사 올 수 있었지. 아무튼 주인공 진솔이 대전에 오면서 소설이 시작한단다. 대전에 머물면서 유튜브를 하려고 하는데, 방송국 PD의 경험이 있지만 유튜브도 그리 쉬운 것은 아니었어.

학창 시절을 대전에서 보낸 진솔은 15년전 중학교 때 기억이 떠올랐단다. 동네 비디오 가게의 주인 아저씨 돈 아저씨와 일당들이 만든 라만차 클럽. 라만차는 돈키호테가 살던 스페인의 동네 이름이란다. 돈 아저씨가 운영하던 비디오 가게 이름은 돈키호테 비디오. 지금은 카페로 변하고 없어졌지만, 그곳은 진솔의 아름다운 추억이 깃든 곳이었어. 중학생이던 솔은 돈키호테 비디오에서 일도 도와주었고, 친구 선후배들의 아지트이기도 했던 곳이야. 돈 아저씨는 돈키호테 같은 사람이 되길 꿈꾸었고 그 두꺼운 돈키호테 소설을 모두 필사하기도 했단다. 진솔은 그런 돈 아저씨를 잘 따라서 산초라는 별명을 갖기도 했어.

….

대전에 내려온 소리 우연히 라만차 클럽의 멤버이자 친구이자 돈아저씨의 아들인 한빈을 만났어. 한빈은 자신도 아버지가 어디를 가셨는지 모른다고 했어. 돈키호테 같은 돈 아저씨. 돈 아저씨가 돈키호테 비디오를 운영할 때도 이미 이혼한 상태라서 아들 한빈과 한 달에 한번씩 만나는 사이였어. 한빈은 부동산 문제로 아버지를 찾고 있다면서 솔에게 도와달라고 했단다. 문득 솔은 이제 막 시작한 유튜브에서 돈 아저씨를 찾는 것을 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돈 아저씨 공개 수배. 채널명도 돈키호테 비디오로 정했어.

 

2.

우선은 비디오로 영화 보던 시절의 옛 영화들을 소개해주는 것으로 시작했단다. 한빈이 홍보를 좀 도와주었는데, 옛 라만차 클럽의 멤버들도 하나씩 연락이 되었단다. 돈 아저씨의 정체는 무엇인가. 돈 아저씨의 본명은 장영수. 서강대 법대 출신. 학생 때 학생운동 하다가 옥고도 치름. 이후 1990년대 초반 대치동에서 영어 강사를 시작했는데 실력을 인정 받아 인기 있는, 잘 나가는 영어 강사가 되었지만, 학원장과 갈등을 겪고 학원계를 떠났단다. 학원장이 가난한 학생의 부모를 꼬득여서 안 들어도 되는 강의를 듣게 하는 것을 보고 대판 싸우고 나서 사교육에 환멸을 느끼고 학원계를 떠난 거야. 일타 강사의 길을 스스로 차버린 것인데, 평범한 정신을 가지고 있다면 그러기 쉽지 않았을 거야.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돈키호테의 정신을 가졌기 때문이지.

학원계를 떠난 장영수는 벽해출판사라는 출판사에서 일하게 되었는데, 이곳에도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았으나, 대리 번역을 시킨 어떤 교수의 뻔뻔함 때문에 대판 싸우고 또 출판계를 떠났단다. 이렇게 사고(?)를 쳐서 그런지 이혼도 당하게 되었어. 이후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를 차리게 되었단다. 진솔은 돈 아저씨가 지냈던 학원가, 출판계 사람들은 인터뷰하면서 돈 아저씨의 행적을 찾아가는 과정을 다큐식으로 하여 유튜브에 업로드 하였단다. 시간이 지나면서 구독자 수도 늘어나고, 응원의 댓글도 늘어났어.

….

돈 아저씨 장영수는 돈키호테 비디오 가게를 하면서, 영화 시나리오도 썼단다. 어떤 독립영화사의 대표 석명환이라는 사람과 함께 했는데, 그 영화사가 운좋게 대박 작품이 하나 나오면서, 장영수와 관계는 흐지부지 되었단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표와 사이가 틀어져서 민주영 PD라는 사람과 함께 영화사를 나와 독립을 했대. 그러나 자금부족으로 끝내 영화를 만들지는 못했다는구나. 진솔은 수소문하여 민주영 PD를 만나 장영수의 행적을 물어보았지만, 흔적 없이 사라졌다고 했어.

 

3.

동네에 오랫동안 살았던 할머니를 인터뷰하면서 장영수가 제주도에 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주도 중산간에 ‘바리타리아’라는 곳을 만들어 지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 그래서 진솔은 한빈, 민주영 PD와 함께 제주도로 향했고, 그곳에서 돈 아저씨를 십 수 년 만에 재회하게 된단다. 빼빼 마른 돈키호테의 체형이었던 돈 아저씨는 뚱뚱한 산초의 체형으로 변해 있었어. 체형뿐만 아니라 자신 스스로도 이제 산초가 되었다고 했어. 소설 돈키호테를 완역본을 일고 보면, 산초가 참 매력적이고 이성적인 인물로 나온단다. 돈키호테 옆의 감초 같은 조연으로 끝나기에는 아까운 인물이지. 그렇게 다시 만나면서 소설이 끝나는 것이냐고? 아니야…

이제 또 다른 출발이 있단다. 산초가 된 돈 아저씨는 또 다른 꿈이 있단다. 한빈이 제주도에 내려가 ‘바리타리아’를 카페로 개조를 하고 인기를 끌게 되었어. 그러던 어느날 돈 아저씨는 또 사라지고 말았단다. 그리고 얼마 후 비행기 티켓이 배송되었어. 스페인 행… 돈 아저씨는 세르반테스의 고향 스페인에 가 계신 거지… 진솔을 비롯한 라만차 클럽을 위한 비행기 티켓을 보내준 것이란다. 라만치 클럽의 마지막 행선지는 과연 스페인일까? 돈 아저씨의 꿈은 이루어질까? 아빠가 독서편지를 쓰면 기억력 보조를 위해 보통 결말까지 다 적지만 이 소설은 안 그대로 될 것 같구나. 어느 정도 예상되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니까 말이야.

김호연 작가님의 이번 <나의 돈키호테>는 밝고 희망적이고 유쾌함을 주는 그런 소설인 듯 싶었어. 아주 조금 식상하면서 예상되는 줄거리 라인이 흠이라 흠… 주인공의 중학생 시절의 회상 장면이 많이 나와서 너희들이 읽어도 좋을 소설이라고 생각이 들었어. 꿈을 향해 무모하게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모습을 백 퍼센트 닮으면 안되겠지만, 늘 자신의 꿈을 가슴 속에 품었으면 좋겠구나 하는 교훈적인 내용도 얻게 되었어. 너희들뿐만 아니라 아빠도 말이야. 아빤 지금 어떤 꿈이 있을까? 막 떠오른 것은 얼른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확정을 했으면 좋겠구나. 다시는 우리 국민들이 이런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지 않기를…

 

PS,

책의 첫 문장: “돈 아저씨, 왜 서울이 세비야예요?”

책의 끝 문장: 무차쓰 그라씨아쓰, 나의 돈키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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