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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매의 수집창고
  • 이야기 귀신이 와르릉와르릉 1
  • 천효정
  • 9,900원 (10%550)
  • 2023-11-30
  • : 5,061
천효정 작가의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아마 한 번이라도 읽어보았다면 안 좋아하는 사람은 없을 듯.
건방이 시리즈도 좋지만, 옛이야기, 소화담을 재창작한 중학년용 이야기들은 참 새롭고 재미있다.
우리 동화에서는 잘 해보지 않는 시도인 것 같다.

<삼백이의 칠일장>은 꽤 오래 전이긴 하지만 잡은 채로 다 읽었을 정도로 무척 재미있었는데
이번 이야기 <이야기 귀신이 와르릉 와르릉>은 표지 그림만 딱 봐도 <삼백이의 칠일장> 후속작 느낌이 물씬 난다.

이야기에 욕심 많은 노인이 아이에게 수수께끼를 내고 삼 년 안에 문제를 풀어 찾아오면 자신이 모은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한다. 아이는 이 년 하고 마지막 날에 수수께끼의 답을 알게 되어 노인을 찾아가는데 노인은 이미 죽고 없다. 노인이 모아 놓은 이야기들은 벽장 속에서 밤마다 온갖 소리를 내며 귀신 행세를 하고 있,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해도 웃기거나 더럽기만 하고 제대로 꼴을 갖춘 이야기가 없다. 그래서 아이는 이 이야기들을 '수선'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세 편의 이야기가 바로 이 '수선'한 이야기들이다.

첫 이야기, '세상에서 가장 운 없는 사람 이야기'는 자신에게 일어난 일들이 다 운이 없다고 하는 사람의 이야기다. 그저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돌 보는 것만 좋아하는 사람인데, 금덩어리가 생긴다. 이 사람은 금이 생겨도 금을 지켜야 해서 운이 없다고 하고, 그 금을 팔아 땅을 샀는데, 그 땅에서 금은보화가 나오니 더 불안해서 또 운이 없다고 한다. 그 금은보화를 지키려고 진돗개를 구해 가져다놓으니 진돗개가 춤을 춰서 사람들이 모여든다. 땅을 지키라고 개를 데려다 놨는데, 사람이 개를 지켜야 할 판. 그렇게 운 없게 나라의 공주를 구하고, 운 없게 임금의 자리에 올라, 운이 없게 개똥을 밟고 넘어지는 일이 생기는데...

두 번째, 세 번째 이야기도 이렇게 재미있다.

옛이야기를 오늘에 와서 읽으려면 당연히 고치는 일이 필요하다. 어떻게 고칠지를 고민하는 건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의 몫. 아이들에게 직접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부모, 할머니, 이야기할머니! 도서관의 봉사자 등) 머릿속의 이야기를 끄집어내며 이렇게 저렇게 고쳐 말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새롭게 한다. 동화 작가들은 이야기를 바꾸어 쓴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것 같은데 콕 집어 찾으라면 찾기 힘든, 그런 이야기들이 찾아보면 꽤 많다.

이 이야기들을 읽고 우리 아이들이 옛이야기에 재미를 붙여 또다른 이야기들을 찾아나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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