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표지 그림의 여자아이는 다홍빛 원피스를 입고 있는데
처음에는 줄무늬 옷을 입은 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까만 줄에 꽁꽁 묶여 있는 모습이었다.
자기가 수줍어하고 있다고 알아채면 얼어버려 꼼짝 못하는 그 순간을 말하는 건가보다.
아이는 정성껏 쓴 시를 발표할 때도, 좋아하는 남자아이 앞에서도,
친한 친구네 집에 놀러가서 친구 부모님이 이것저것 물어볼 때도,
꽁꽁 얼어버린다.
우유에 떠다니는 시리얼을 물끄러미 보다가 수줍음과 맞서야겠다는 깨달음을 얻는다.
이 책의 매력은 그 다음부터다.
다시 서지 정보와 속표지가 나오고,
앞의 이야기가 되풀이된다.
하지만 뒷편 이야기 속의 아이는 앞의 이야기와는 다르다.
수줍음의 속삭임을 무시하고,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내 주변에도 나를 믿고 응원해주는 이들이 많았던 것 같은데 왜 그 순간엔 그들을 떠올리지 못했을까. 아쉽고 앞으로는 좀 더 노력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