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과 마음을 살리는 녹색의 힘, 식물 치유
기다리고 고대하던 현대인을 위한 최고의 비약물 처방! 식물매개치료 보고서 책이 서점가에 나왔다. 우리나라에 식물매개치료라는 전공을 최초로 만드신 건국대학교 대학원 바이오힐링융합학과 식물매개치료 전공 지도교수님이신 박신애 교수님께서 그동안 식물치료에 매진하면서 밝혀낸 연구들과 실험실의 연구 결과들, 해외 식물치료 사례들을 참고하여 일반인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출간하셨다.
인간은 생명 사랑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서 자연을 그리워하고 자연을 찾으며 본능적으로 녹색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있다. 녹색은 스트레스를 상징하는 빨강의 보색이라서 스트레스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빨강의 보색인 녹색으로 치유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 달이 행복하려면 결혼을 하고 평생이 행복하려면 정원사가 되라”는 말이 있다. 노자도 “사람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라고 하였다. 옛 성인들도 자연이, 녹색이 우리가 태어난 근본처이며, 누구나 나이가 들어 늙어서 병들고 죽으면 돌아갈 곳도 그곳임을 알고 있었다.
박신애 교수님은 우리나라에 원예치료의 초석을 다진 건대 손기철 교수님의 제자로 스승의 권유로 미국의 캔자스 주립대학교로 유학을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캔디스 슈메이커 교수를 비롯하여 슈메이커 교수님 그리고 원예치료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버지니아공과대학교 다이앤 렐프 교수의 지지와 사사를 받고 사회원예학의 박사학위를 취득한다. 원예치료는 교육학, 심리학, 사회학, 노인학, 스포츠의학, 뇌과학, 색채학 등과의 연계를 통한 프로그램으로 각 분야에서 치료 효과를 내고 있다.
3월 10일 날 출시된 박신애 교수의 따끈따끈한 신간 책을 주문해서 정독을 하였고, 이웃들에게 식물치료가 어떤 것인가를 알리기 위해 책의 리뷰를 간략히 정리해보았다.
인간과 식물은 거대한 자연 속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인간이 지닌 생명 사랑 유전자와 자연으로의 회귀본능이 원예치료의 시작점이자 핵심이다. 인간이 다른 생명체를 사랑하는 것은 본능이며, 이 낭만적이고 과학적인 이론을 바이오필리아(Biophilia)라고 한다. 생명을 뜻하는 “bio”와 그리스어의 사랑을 뜻하는 “philia”를 결합한 용어로 바이오필리아는 인간의 마음과 유전자에, 자연에 대한 사랑과 회귀본능이 각인돼 있다고 설파한다. 현대의 원예치료는 그 역할과 기능이 식물을 활용해 건강한 환경을 디자인하고, 토양의 미생물로 뇌 쾌적수 지수를 높이며, 개인의 성격과 일상에 맞는 식물을 추천하고 기르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디지털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현대 사회는 웰빙 라이프를 뛰어넘어서 식물 라이프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식물로 인테리어하는 플랜테리어와 그린하비가 최신 트렌드이고, 플로리스트가 인기 직업이 되었으며, 식물 집사를 비롯하여 반려식물, 식테크 같은 신조가 생겨났다.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자연주의 삶을 추구하는 러스틱라이프(Rustic Life)와 귀농 귀촌하는 욜로를 추구하는 젊은이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에드워드 윌슨은 인류가 아주 오랜 세월, 원시시대 때부터 사방이 트인 초원에서 살아온 만큼 우리 뇌가 그때 그 시절의 감각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보았다.
식물을 활용한 주거 공간의 효과 연구에서는 91. 9%가 에너지 회복과 심신이 편안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농진청조사). 최근 아마존 기업은 도심 한가운데에 열대우림를 만들었는데, 시애틀 다운타운 본사 옆에 12층 높이의 3개의 유리 돔 형태의 바이오필릭 디자인으로 50개국에서 온 4만여 그루 식물을 식재한 “더 스피어스” 사무실을 만들었다. 돔은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낮 시간동안 22도의 온도와 60%의 습도를 유지하며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은 저녁에는 주행성 식물에 맞춰 습도가 80~85% 정도로 올라간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이란 인공물에 자연 요소를 적용한 디자인 기법으로 공간, 사람, 자연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생산성을 증진 시키고 웰빙에 기여하며, 공간에 긍정적 애착을 갖을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다.
자연을 접했을 때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로는 일주일에 30분 이상 녹지 공간을 찾은 대상자의 고혈압 발생비율이 낮아졌으며, 집 근처 공원만 다녀도 정신건강 문제나 약물에 의존할 가능성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인간과 정원은 깊은 유대관계가 있으며, 올리버 색스는 만성 질환 환자를 위한 두 가지 비약물 치료법으로 정원과 음악을 꼽았다. 식물 가꾸기는 감각적 인지 행위와 적극적 신체 행위로 구성되었으며, 숲테라피, 정원테라피, 꽃테라피, 아로마테라피 등의 치유 활동이 있다.
원예는 채수, 과수, 화훼 등의 전통 원예와 건강과 환경회복, 식물 가꾸기, 정원관리, 꽃꽂이 등의 생활원예와 도시원예, 환경원예, 원예치료 등 건강과 삶의 질, 치유, 아름다움. 환경개선, 회복 등을 추구하는 자연주의적 사회원예로 나눌 수 있다. 사회원예의 한 부분인 원예치료는 식물을 매개로 하는 보완, 대체 치료이다.
다니앤 렐프박사는 사회원예의 매커니즘에서, 원예는 생존에 불가결한 먹을거리로 육체적 건강을 유지하고, 식물과 함께하는 환경을 통해 생리적 안정을 얻을 수 있으며, 생명을 기르는 본능이 충족돼 심리적 건강을 챙길 수 있고, 마지막으로 재배 활동을 통해 타인과 교류하면서 사회적 건강을 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의 도시농업은 인간의 자발적 의지와 본능이 만들어 낸 생태교육, 환경보호, 공동체 활성화, 여가 선용, 건강 유지, 공휴지 재활용, 안전한 먹거리 생산, 생태 지향적 농업교육, 환경보전 등 그 목적과 가치가 다양해지고 있다. 건강한 먹거리 생산, 식물과 교감하며 얻는 정서적 안정, 아름다운 경관 등이 도시원예가 주는 이점이다.
치유농업은 국민의 건강 회복과 유지, 증진을 위하여 농업 및 농촌 자원과 이와 관련된 활동을 통해 사회적,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치유농업은 치유 중심, 고용 중심, 교육 중심으로 나뉘며, 치유 중심형 치유농업 서비스 중 하나가 식물로 사람과 질환을 치료하는 식물매개치료이다.
식물매개치료는 심리적, 사회적, 신체적, 인지적 치유가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식물을 매개로 한 치유농업의 유, 무형 자원을 활용해서 전문적 교육을 받은 자가 설계한 프로그램으로 정신적, 육체적 치유 활동이다.
식물을 보면 왜 마음이 편안해질까? 식물을 가꾸거나 감상하는 사람들의 두뇌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꽃과 식물을 보는 것만으로도 뇌의 생리적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실내 환경에서도 녹색식물을 바라볼 때 자율신경계가 안정되고 알파파가 증가하며, 통증, 혈압, 맥박, 눈의 피로 등이 감소해서 생리적, 심리적 안정을 찾아서 사무실 내 식물이 신체 건강과 정신건강에 매우 효과적이었다. 한 실험에서는 관엽식물을 3분간 응시했더니 세포에 산소를 공급하고 신체 이완을 주는 우측 전전두엽 피질의 옥시헤모글로빈 농도가 낮아졌다. 또한 자연풍광을 담은 시각적 사진이나 영상 이미지를 보아도 생리적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창의력 점수가 높아졌다. 초등학생에게 실험한 결과 중, 식물을 바라보기만 해도 주의력과 집중력이 높아졌으며, 특히 시각 자극에 더 예민한 남자아이들에게서 전두엽에서 세타파가 감소하고 두뇌활성 지표인 SEF50이 증가하여 시험에서 정답률이 높아졌다. 원예 활동이 아이들의 신체적, 정서적, 심리적, 행동적, 교육적. 인지적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정서적 측면에서 효과가 컸는데, 식물을 가꾸는 일은 아이들의 다양한 정서를 자극하고, 집단활동을 통해 의사소통의 기회를 제공해서 자연스런 감정표현이 가능했으며, 자연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된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자기 긍정성이 커지고 스트레스 회복력도 높았다.
미생물이 살아있는 건강한 흙을 만지기만 해도 혈액 내 항염증성 사이토카인과 T- 면역세포 비율이 증가해서 유아들의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었으며, 뇌의 전두엽에서 알파파가 증가해서 자율신경계가 안정이 되었다. 식물 가꾸기가 촉각적으로도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였다.
그렇다면 실내에 얼마만큼의 식물이 있어야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까? 실내식물의 양과 건강과의 관계에서는 녹색식물의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은 실내 녹시율이 5% 이상일 때부터 긍정적 반응을 보였으며, 5%나 80%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으면서 모두 안정적인 그래프를 그렸다. 실내 공간에 5%의 식물만 배치해도 큰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 결과였다. 다만 선호도와 주관적 설문 평가에서는 녹시율 50%를 가장 선호하였다.
원예치료는 노년기 인지치료와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었는데, 노년기 질병 예방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치료 중에 인지 기능 개선을 위한 비약물적 활동인 인지 중재 치료가 중요하다. 인지 중재 치료는 인지 훈련, 인지 재활, 인지 자극 세 가지가 있는데, 그 중 인지 훈련은 기억력, 주의력 등 한가지 인지 영역을 개선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반복 시행해 뇌의 가소성을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인지 재활은 남아있는 인지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일상생활의 기능 장애를 줄여주는 것으로 메모장이나 타이머를 활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지 자극은 기억력 증진을 돕는 지남력(시간, 장소, 상황 등) 훈련, 회상 요법, 토론, 음악치료, 미술치료 그리고 식물매개치료가 해당된다. 연구실 연구 결과, 20분간의 정원 가꾸기 활동은 노인의 인지 능력과 관련한 뇌신경 성장인자 BDNF, PDGF의 수치를 증가시켰다. 노인들의 원예 활동은 전전두엽의 두뇌 활동성을 높게 하고 비원예활동 보다 좋은 기분을 유지하게 하는 경향을 보였다.
올리버 색스는 모든 노인이 인지기능장애를 앓는 것은 아니라고 하면서 우리가 뇌 기능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평생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달할 수 있는 뇌의 잠재력을 어떻게 발굴하고 발달시킬 것인가 이며, 식물이 자라고 있는 정원을 최고의 비약물치료법으로 꼽았다.
그 외에 연구실 연구 결과를 보면, 원예 활동이 뇌졸중 환자의 상지 기능, 약력, 균형 능력 등 일상생활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으며 우울증도 정상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지적 장애인에게도 식물의 수경 재배프로그램이 운동능력, 정서적 행동 능력, 대인관계에 유의미하였다. 청소년들 대상 연구에서는 청소년기에 흔히 느끼는 고립감과 외로움을 식물과의 교감을 통해 타인과 연대하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으며, 자아존중감과 자신감 향상에도 도움이 되었다.
202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테마는 메타버스, 모빌리티, 지속가능성, 인간안보 그리고 디지털 헬스 등 다섯 가지였다. 특히 가상현실 플렛폼을 일컫는 메타버스와 디지털 헬스의 조합은 VR 영상 기술 실험으로 효과를 입증했다. 최근 한 실험에서 18세 이상 30명에게 세 종류의 바이오필릭 디자인과 논바이오필릭 디자인의 VR 공간을 차례로 경험하게 했다. 창문은 없지만 살아있는 벽과 화분 등 천연소재 활용한 공간(B)과 창을 통해 나무, 풀, 물, 햇빛 등의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공간(C), B와 C를 조합해 자연 채광과 함께 녹색식물로 인테리어를 한 공간(D)이 나타났다. 논바이오필릭 공간 A는 인공물을 일괄적으로 통제한 페쇄 공간이 등장했다. 결과는 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응시한 그룹은 생리적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창의력 평가 점수도 높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바이오필릭 디다인과 논바이오필릭 디자인을 절충해서 살 수밖에 없는데, 건강하게 삶의 질을 높일수 있는 디지텔헬스 디자인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2014년 서울청사 에코프라자에 이어 2021년 여의도에 들어선 복합몰 더현대 서울은 3300㎡ 높이의 5층 식당가에 여의도 공원을 70분의 1로 축소한 플랜테리어로 화제를 모았다. 천연 잔디를 깔고 30여 그루의 나무와 다양한 꽃, 그리고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새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고 한다. 병원, 관공서, 기업체, 지하철 역사 등에서도 그린웰 등의 실내 플랜테리어를 가까이서 볼 수가 있다. 실내 습도 조절과 공기 정화 등의 효과가 있는 실내식물은 최첨단 그린 디지털 기술을 만나서 스마트 식물재배기가 출시되어, 온습도와 조명, 물주기 등 누구나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식물과 디지털 헬스의 만남, 의료, 교육, 문화, 산업 전반에 걸쳐 라이프스타일 전 분야에 그 어느 때 보다 몸과 마음을 살리는 녹색의 힘, 살아있는 식물 치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세상이다.
박신애 교수의 내 몸과 마음을 살리는 녹색의 힘, 식물 치유 책은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 24 등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 가능합니다. 식물치료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책도 구매하시고 건국대학교대학원 바이오힐링융합학과 식물매개치료전공 석박사 과정의 문을 두드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