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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issoan님의 서재
  •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
  • 야기사와 사토시
  • 15,750원 (10%870)
  • 2024-08-05
  • : 16,325

나는 별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스물한 살쯤이었나, 고민도 많고 시간도 많던 시절(시간이 많아 고민도 많았던 게 아니었을까)의 늦은 밤이었다. 상념들이 떠나지 않아 문득 생각했다. 책이나 읽어볼까.


대충 집어든 게 하루키의 소설이었다. 언제 샀는지, 누가 샀는지, 집에 이 책이 왜 있는지도 모르는 책이었다. 딱히 책을 좋아하지도 않았으니까 '얼추 읽다가 잠들겠지'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나는 이렇게 책에 빠져들 수 있나 싶을 정도로 빠져들었고, 어느새 남은 책장이 몇십 쪽도 되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창밖을 바라보니 어스름한 새벽이었다. 그때 문득 그런 생각이 들더라. 


'사람들이 이래서 책을 읽는구나.'


10년도 한참 지났지만 그날의 밤은 기억에서 흐려지지 않았다. 사람마다 '책 읽는 사람'이 된 날이 있다면 그날이 내게 그런 날이었을 거다. 출판사에서 쓴 이 책의 소개글처럼 정말 모든 독서가에게는 있겠지. 잊을 수 없는 그런 밤이.


<비 그친 오후의 헌책방>은 줄거리나 분위기, 캐릭터 등 모든 것을 떠나서 정말 오랜만에 각별하게 다가오는 소설이었다. 내가 책벌레가 되었던 아름다운 그 순간에 대한 향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책 좀 읽는다는 독서가라면 누구에게나 각별하게 다가오는 책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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