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볍게 읽어도 좋다. 사십대 중반. 귀여운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정년이 보장된 직업, 게다가 든든한 남편까지, 저자는 겉으로 보기에는 남부러울 것 없이 다 가진 사람처럼 보였다. 이런
사람에게도 어려움이 있을까? 배가 아파 미칠 것 같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겉으로는 완벽해 보였던 저자는 한 꺼풀 벗기고 보니 일과 가정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못하고 버둥거리고 있었다. 버둥대는 정도가 아니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구나.
아니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적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 그렇지. 얄미울 정도로 완벽해 보였던 그녀의 삶도 어쩔 수 없구나. 묘한 쾌감이 들었다. 스스로 지질하다고 표현한 실패담과 방황은 저자의
필력 덕에 부담스럽지 않고 술술 읽힌다.
이런 것까지 밝혀도 될까? 지금 나를 힘들게 하는 아픔의 뿌리를 찾고, 나를 탐험하는 글이다 보니 정말 친한 친구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개인적인 이야기들도 있다. 그런데 그 이야기들이 낯설지 않다. 상황은 다르지만 나도 언젠가
느꼈던 아픔,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은 질문들이었다.
묘한 쾌감은 어느새 공감으로 바뀌며 눈시울이 촉촉해졌다.
저자는 마흔 셋이 가장 어두운 시간이었다고 회상한다. 나도 그런 것
같다. 마흔이 넘으면 당연히 따라올 줄 알았던 성공과 안정된 삶은 어디에도 없었다. 오히려 ‘이렇게 나이만 먹으면서 늙어버리면 어떡하나’라는 절망감에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이런 나와 함께라면 아무것도 두려울 것이 없겠구나!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아도 정말 잘 살 수 있겠구나!’
차라리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저자는 어떻게 아무것도 두려울 것 없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을까? 이 책에는 저자의 실패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픔과 방황을 극복하고
자신 안의 가장 빛나는 아이와 만날 수 있게 된 12주 간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될까’ 싶은 생생한 경험을 읽으며 나도 내
안의 빛나는 나를 만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솟아 올랐다.
지금 가장 어두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제 방황을 마치고 이 책을 읽어보자. 가장 가성비 좋은 투자임을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