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클라우드 카뮈
클로이 2020/02/0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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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뮈
- 최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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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0) - 2020-01-17
: 1,060
소설 작품 뒤의 해설에는 흔히 작가의 생을 빌려 작품의 상징이나 작가의 집필의도 등을 풀이하곤 한다.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의 특별함은 이와 반대되는 시선에 있다. 여기선 작품들을 빌려 작가에게 조명을 비춘다. 탐구하고자 하는 대상은 <이방인>도, <페스트>도 <시지프 신화>가 아닌, 인간 알베르 카뮈이다. 시공사 출판사의 <이방인>을 번역한 최수철 번역가는 카뮈의 부모, 카뮈의 출생, 어린 시절로 시작해서 그의 일생의 발자취를 따라 가는 여행으로 독자를 친절하게 안내한다. 카뮈가 견뎌낸 가난과 질병, 죽음에 관한 그의 태도를 이해하고 다시 읽는 <페스트> ; 카뮈의 어린 시절에 살았던 프랑스의 식민지인 알제리의 마을, 그리고 그 해변을 눈에 담고난 후 다시 읽는 <이방인>은 또 얼마나 더 멋질까 하는 마음에 벌써 설렌다.
그뿐일까, 최수철 소설가는 (아마도) 내가 먼저 찾아 읽지 않을 카뮈의 산문집들, 예를 들어 <작가 수첩>, <안과 겉>, <최초의 인간> 들의 텍스트들도 꺼내어 소개해준다. 나는 카뮈가 가장 좋아하는 열 개의 단어가 세계, 고통, 대지, 어머니, 사람들, 사막, 명예, 바람, 여름, 바다 라는 걸 알 수 있다 <작가 수첩 3>. <이방인>의 뫼르소로 비춰 냉소적이기만 할 줄 알았던 작가가 "삶에 대한 사랑 이외에 다른 할 말은 없어"라 말했다는 걸 알 수 있다.
또한, 그가 인간과 대지를 넘어서는 초월적인 어떤 것에 희망을 가지지도, 그렇다고 죽음 앞에 굴복하여 절망하지도 않겠다고 한 것 - 불가능한 것에 기대지 말고 그대로의 삶을 최대한으로 살아가야한다는 걸 알게 된다. 나는 얼마 전 읽다가 어려워서 포기한 <시지프 신화>를 떠올린다. 시지프는 신들이 그에게 부과한 형벌에 따라 영원히 산 위로 바위를 밀어 올려야 한다. 바위는 산 꼭대기에 닿자마자 바로 밑으로 굴러내려간다. 시지프는 다시 바위를 올려야 하고, 그의 비밀은 이 일을 영원히 반복하는 데 있다. 그러나 카뮈는 말한다. 시지프는 자신의 숙명을 잘 수용하고 있다고. 매일 반복되는 부조리함을 이해한 채, 헛된 꿈을 꾸지도 그렇다고 절망하지도 않은 채 주어진 일을 최대한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카뮈라는 사람을 이해함으로서 나는 그의 작품들 사이의 연관성을 조금은 엿본 것도 같은 기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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