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한 공간들 - 윤광준
클로이 2019/12/08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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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사랑한 공간들
- 윤광준
- 15,210원 (10%↓
840) - 2019-11-30
: 1,507
- 공간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방법. 모처럼 찾아간 그 장소, 그 공간을 단순히 "멋지다"라 감탄하는 것에 그치지않고 더욱 깊이 경험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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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공간은 서울에도 정말 많다. 적어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한 정방형 프레임에 담을 목적으로 본다면. 사진으로 찍었을 때 의자와 테이블이 종이로 만든 것처럼 보이는 카페라든가, 목욕탕을 리뉴얼한 술집이라든가. 그러나 사진을 찍는 건 한 순간이면 끝나고, 오래 머물기에는 어쩐지 자리도 불편하고 어색한 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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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싶다. 정말 아름다운 공간이란 어떤 건지. 어떤 조건을 갖추어야 하는지. [심미안수업]의 저자 윤광준은 어디가 아름다운가를 넘어 그 공간이 왜 아름다운가를 상세히 알려준다. 모두 한국에 위치한 이 공간들은(대부분 서울에 있다) 내가 아무 생각없이 이미 지나갔거나, 우리집에서 멀지 않지만 단 한번도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곳들이다.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과 카페 앤트러사이트부터, 도산대로 풍월당, 롯데 콘서트홀, 종로의 보안1942, 중구 피크닉, 가로수길 오드 메종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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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야 할 포인트가 많았다. 건물의 비율과 크기, 입구를 들어설 때 몸에 느껴지는 온도, 조명의 조도, 바닥재와 벽의 소재, 공간의 넓이와 길이, 창문을 통해 무엇이 보이는지, 건물이 주위 공간과 어떻게 어울리는지, 공간을 차지한 의자와 테이블, 가구들은 어떤 걸 썼는지. 보통 공간의 역사를 최대한 살리면서 건축하고, 효율성을 따지기보다는 의도적으로 비워두고, 자연과 주위 경관에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 아름답다. 모두 공간의 목적에 충실하고, 사람이 오래 머무르고 싶은 곳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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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들이 나도 독자들도 따라서 "볼 수 있는" 포인트라면, 저자는 책을 위해 한 겹 더 나아간 정보도 보탰다. 그 공간의 과거와 건축가의 의도처럼 공간의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역사와 마음들이 있다. 늦은 나이에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어 수익성과 상관 없이 오로지 음악을 위한 공간, 오드 메종을 신사동과 제주, 대구에 낸 어느 사업가의 이야기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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