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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이님의 서재
  • D의 살인사건, 실로 무서운 것은
  • 우타노 쇼고
  • 2,970원 (10%160)
  • 2019-10-25
  • : 1,073
내가 알던 밀실 살인 사건, 벚꽃 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의 우타노 쇼고가 아니다. 쇼고의 비상한 트릭도 문장의 결도 그대로인데 스토리에서 묻어나오는 분위기가 다르다. 이 느낌을 뭐라고 불러야하지 고민하고 있는데, <음울한 짐승의 환희>에서 작가가 먼저 그 단어들을 언급해주었다. "그로테스크함과 외설스러움" 에도가와 란포의 작품을 대표하는 단어들이라고 한다.

요약하자면, 그로테스크하고 외설스러우면서 비상하고 tech savvy하다. 2019년의 에도가와 란포라고 해야하겠지만 에도가와 란포는 사실 읽어보지 않으니 셜록 홈즈로 바꿔 말해보자. 셜록 홈즈의 바스커빌의 개를 모티프로 했는데 셜록이 유튜브와 AI 스피커를 활용해서 추리를 하는 느낌이 이런걸까.

가벼운 킬링타임 소설이라고 얕보면 안된다. 묵직하면서도 다소 기괴한 감이 있다. 스토킹, 살인, 감금, 반전은 기본인데 읽다보면 무섭게 소름이 끼친다. 불편한 짜릿함 이라고 해야하나. 읽는 내내 기분이 안 좋았는데, 다 읽고 나서 '더 없나?'하는 내심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면 이해가 될까. 임신한 여자는 읽지 말았으면 하는, 19세 미만 청소년도 읽으면 안되는 소설이다. 소설을 색상으로 전환한다면, 이 소설은 검붉은 색이다. 아, 근데 이 소설집은 도무지 모르겠다.

그럼에도 현대 추리소설가가 일본의 원조 미스터리의 아버지 격인 추리소설가의 작품을 재해석하는 이런 콜라보레이션은 진심으로 멋지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른 시대의 작품들을 콜라보하는 이런 시도가 더 많이 나올 수 있게 응원하기 위해서, 독자가 할 일은 읽고 즐기는 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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