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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남은 밤, 당신 곁의 책
- 표정훈
- 14,220원 (10%↓
790) - 2019-04-28
: 1,034
이 책은 애서가를 위한 선물 같았다. 에드워드호퍼 의 그림이 책 표지부터 책등, 뒷표지 일부까지 가로지르고, 커버의 종이 질은 맨들맨들하다. 책의 위 아래의 모서리는 둥그렇게 다듬어져 있어 불끈 방 북스탠드만 켜고 졸면서 읽다가 깜박 잠들어도 종이에 손 베일 걱정 없다. 책이 등장하는 17편의 그림을 바탕으로 목차가 구성되어 있고, 저자는 피츠제럴드, 마담드퐁푸아르, 고흐, 스피노자, 장자, 카사노바, 기형도, 버지니아 울프, 뉴턴, 나혜석, 보들레르 등 시대와 국가를 넘나드는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그림 속 책의 정체를 사실과 상상력을 바탕으로 추리해 나간다. 보들레르의 시 한편 읽어본 적 없지만 그가 무슨 책을 읽었는지는 궁금한 나같은 사람에게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었다.
애독가가 있고 애서가가 있다. 책을 읽는 행위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보다 책 자체를 애정하고 소장하는 사람들을 애서가, 애서광이라고 부른다. (물론 보통의 애서가는 대부분 애독가이겠지만.) 혹은 혼자남은밤당신곁의책 의 저자 표정훈 평론가가 스스로 일컫는 것처럼 탐서주의자 라고도 할 수 있겠다. 바쁜 일상에 책을 많이 읽지는 못하더라도, 서점에 돌아다니면서 책 표지 구경하는 걸 즐기거나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장바구니에 담고, 알라딘 굿즈와 함께 구매하는 것, 혹은 제목만 쳐다봐도 지성이 차오르는듯한 고전문학들로 거실 책장을 채우는 것 만으로도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면 충분히 탐서주의자라 부를 수 있지 않을까. "그림을 읽고 책을 보는 걸 좋아하는" 모든 탐서주의자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책 좋아하여 잔뜩 쌓아놓기는 해도 좀처럼 읽지는 않는 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조롱 받아야 할까? 아니다. 그런 사람도 책 표지만은 읽지 않겠는가. 표지에 실린 제목과 저자, 출판사 정보만 접하더라도, 표지 디자인과 장정을 감상만 하더라도 그 사람은 충분한 독서인이다. p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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