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꽃을 좋아해"
우리 아이들이 언젠가부터 자주 하는 말이다. 내가 꽃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나? 의아했지만, 아이들 눈에는 그리 보였나 보다.
기념일에는 남편이 꽃다발을 항상 준비하고,
나도 기분이 내키는 날에는 꽃 한 다발을 사 화병에 꽂아둔다.
"꽃 사진만 육천 장!!!"을 외치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이익준 교수처럼, 언젠가부터 나도 꽃 사진을 잔뜩 찍고 있는 걸 발견했다. 꽃만 찍다가, 꽃과 함께 찍게 되면 더 나이가 든 것이라 한다.
나이 들어감을 거부할 수 없다면, 꽃을 점점 좋아하게 되는 이 마음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테다.
사계절이 피곤한 대한민국 국민이지만, 그 사계절 덕분에 형형색색의 다양한 꽃을 풍족하게 누릴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내가 가본 곳이 꽤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그렇다면, 엄마는 꽃을 좋아한다는 나의 아이들은 엄마를 정확하게 본 것 같다.
엄마를 제대로 봐 준 아이들과 이 무더운 여름이 끝나면 가을 꽃 여행을 떠나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