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헤일메리/앤디위어/RHK
kkang_libro 2021/05/11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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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헤일메리
- 앤디 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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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944
여기는 어디인가.
나는 누구인가.
왜 이 공간에 홀로 남게 되었는가.
아마도 여긴 우주인 것 같아.
어, 그러고 보니 난 인류의 희망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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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난감한 일이 없다. 아주 긴 잠에서 깨어난 주인공이 맞이하게 되는 이 모든 황당한 상황은 설정부터 무척 흥미를 끈다. 게다가 주인공이 본인의 이름(그레이스)을 기억해내고 이 모든 상황을 파악하기까지의 의식의 흐름을 소설 초반부에서 작가 앤디 위어는 아주 위트있게 서술하고 있다. 흡입력 면에서 개인적으로 완전한 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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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꽤 두꺼운 편(691페이지)이지만 초반에 얻은 흡입력에서 추진력을 얻고 관성으로 항해하다 보니(마치 그레이스처럼) 생각보다 금방 읽었다. 읽는 내내 정말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작가의 과학적인 고증에 대한 어마어마한 노력이 보였다는 것. 물론 작가의 데뷔작인 ‘마션’도 이 분야에서는 굉장히 유명하지만(소설은 읽지 못했고, 영화만 봤기에 직접적인 비교는 불가)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으면서 나는 수십 번 감탄했다. 지구가 소설 속 가상의 ‘아스트로파지’라는 물질로 인해 처한 위기가 매우 구체적이고 실증적 근거로 설명이 되고 있고, ‘아스트로파지’ 이후로 소개되는 작가가 구상한 가상의 물질들이 ‘실존 가능성’을 제외하고는 앞서 서술된 다른 물질들과 꽤 명확한 과학적 근거로 상호작용하는 것을 보고 난 이 작가가 정말 미친(?)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추리소설을 읽으면서 사건의 고리가 하나씩 꿰어질 때 느끼는 쾌감과 꽤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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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적 고증은 SF 소설이 당연히 가져야 할 조건일지도 모른다. 그런 고증들이 충분하지 않은 소설들은 SF라는 장르를 확인하고 책을 집어 든 독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할 테니. 나도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과학적 고증들에 만족했고, 그 생각들에 사로잡혀 중반까지는 ‘그래서 어떤 명쾌한(과학적으로 알맞은) 방법으로 이 사태를 해결할 것인가.’라는 부분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정말 딱 SF로서 만족할만한 소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던 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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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제외하고 말하자면, 종반부로 가면서 이 소설은 ‘어떤 태도로 이 사태를 해결할 것인가’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물론 이 해결 과정도 과학적으로 근거는 충분해야 한다는 입장은 견지하고 있다.) 주인공이 헤일메리호에 승선하게 된 과정도 기대와는 달랐고, 결말도 기대와는 달랐지만, 오히려 나에게는 기대를 넘어서는 이야기로 다가왔고, 그 이야기로 향하는 과정이 참 따뜻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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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시점에 나는 많은 사람이 이 책을 읽어보았으면 좋겠기에, 결말에 대한 내 감상은 꽤 시간이 지난 후, 어쩌면 영화가 나오고 난 후일지 모르는 그때 한번 주욱 풀어놓고 싶다. 그동안 난 위시리스트에만 담아놨던 작가의 전작인 ‘마션’, ‘아르테미스’를 읽어보면서 또 다른 가상의 공간으로의 여행을 즐기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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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같이 보내주신 헤일메리호 티켓은 여행중 잠시 쉬어가는 용도로 잘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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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제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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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헤일메리 #앤디위어 #알에이치코리아 #마션 #소설 #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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