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라는 익숙치 않은, 예상하지도 못했던 역병이 창궐하는 시대, 의도치 않게 '섬'처럼 존재해야하는 시대에 읽게된 '컨페션' 은 나에게 새삼 존재에 대한 의미와 자각을 불러일으킨 소설이었다.
두 명의 주인공, 어쩌면 세 명일 수도 있는 주인공의 삶에 내가 겪어내야했던 과거와 내가 처한 현실과 앞으로 걸어가야 할, 감내해야 할 인생을 목도할 수 있었다고 한다면 과언일까, 엘리스와 로즈의 삶에서 울기도 웃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설레기도, 분노하기도 하면서 한 장 한 장 읽어내려가다 어느 순간 매듭이 풀리듯 노년의 코니의 모습에서 삶의 위안을 목격하게 되었다.
새삼 관계 맺기의 어려움과 서로 다른 기대가 교차하면서 자아 조차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살아가는) 주인공들은 대체 '무엇'이 되고 싶었던 걸까, 진정한 자아 찾기에 대한 자문을 반복하며 오백여쪽에 달하는 글을 숨가쁘게 읽어내려가다가 깨닫게 된 작가가 전하는 고백, '컨페션' 은 다름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자신으로 살아가라는 응원 아니었을까...
어쩌면 방대하게 느껴지는 분량이 찰나처럼 느껴질 정도로 단숨에 읽게 된 것은 역시, '제시 버튼'이 가진
'이야기의 힘' 때문이었을 것이다. 소설의 미덕은 일단 흥미진진해야하니까, 더구나 삶에 대한 진지할 성찰과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내 주위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로 남을 것인지 돌아보게하는 힘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곧 다가올 작가의 네번째 소설을 기대하며, 오늘도 나는 '나'답게, '나'처럼 살아내야겠다.
"괜찮을 거에요. 약속해요. 나도 사과할 줄은 알아요. 우리도 이제 늙었고. 맷은 당신을 사랑해요." 코니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리고 나도 그렇고."- P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