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연대
jyjy6072 2025/12/05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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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
- 앤드루 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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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 - 2025-11-20
: 885
#도서제공 #서평
앤드루 콥슨의 <무엇이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가>는 인본주의를 주제로 한 대담집이다. 원제는 What I Believe로, 동명의 팟캐스트에서 2020년부터 진행한 대화를 엮었다.
인본주의적 세계관은 본질적으로 진보적이며 역동적이다. 모든 사상과 가치, 신념은 언제나 질문받을 수 있고 끊임없이 수정될 수 있다. 태곳적부터 이어져온 불변의 전통이나 절대적인 권위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누구나 배울 수 있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온 하나의 대화가 있을 뿐이다. 이 책이 그 의미 있는 대화의 여정에 여러분이 함께하도록 돕는 안내서가 되었으면 좋겠다. p.10
처음에는 ‘인본주의’라는 단어가 철학적인 장벽처럼 느껴져서 약간의 거리감이 있었다. 그런데 인본주의를 ‘휴머니즘’으로, 인본주의자를 ‘휴머니스트’라고 생각하니 훨씬 부드럽고 따뜻하게 다가왔다. 정확한 개념을 설명하기는 어려워도 그 말이 주는 온기는 분명히 존재한다.
‘믿는다’는 표현은 신앙을 떠올리게 한다. 실제로 저자는 빈번하게 종교적 세계관과 인본주의적 관점을 대비시키며 초월적 존재보다 인간 내부의 윤리와 서로를 향한 연대에 더 큰 의미를 둔다. 몇 년 전이었다면 생소했을 수 있었겠지만 창비클럽 1기에서 ‘연대’를 접한 뒤라 이번 책을 읽으며 기억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되었다.
책에는 스티븐 핑커, 이언 매큐언 같은 익숙한 이름부터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인상 깊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들까지 서른 명이 넘는 다양한 인사들이 등장한다. 각기 다른 배경과 직업을 가진 이들이 각자의 인본주의를 이야기하는데 결국 그 중심에는 인간에 대한 호기심, 다양성에 대한 공감, 세상을 이해하려는 열정이 놓여 있다.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저자의 질문 방식이다. 앤드루 콥슨은 단순히 질문자가 아니라 사유를 끌어내는 안내자에 가까웠다. 대담자들은 유년기의 경험, 삶을 대하는 가치관, 죽음에 대한 생각까지 자연스럽게 공유한다. 이뿐만 아니라 협력, 표현의 자유, 예술의 가치, 회복 탄력성, 평등, 기후 위기 등 굉장히 폭넓은 일상 주제에 대한 고찰도 함께 이루어진다.
전체적으로 이 책은 시야를 넓혀주고 ‘우리를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그래서 읽는 데 시간이 꽤 오래 걸렸지만 그만큼 묵직한 인상을 남겼다. 자연스레 ‘무엇이 나를 인간답게 하는가’라는 질문을 떠올리게 된다. 그리고 대담 참여자의 저서가 함께 소개되어 있어 인상 깊었던 참여자들의 책을 읽고 싶어진다. 또 읽을 책 목록이 늘어났다. #무엇이우리를인간답게하는가 #앤드루콥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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