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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rise304님의 서재
  • 왕의 과자
  • 이시이 무쓰미
  • 14,400원 (10%800)
  • 2023-08-01
  • : 569

페브가 숨겨진 프랑스 과자 갈레트 데 루아

『왕의 과자』 이시이 무쓰미 글, 구라하시 레이 그림, 고향옥 옮김, 문학과지성사



『왕의 과자』는 2022년 제55회 조본장정콩쿠르에서 출판문화산업진흥재단상을 수상한 책입니다.

조본장정콩쿠르는 아름다운 책을 만드는 의욕을 고취시키기 위해 일본 서적 출판 협회와 일본 인쇄 산업 연합회가 주최하여 출판, 인쇄, 제본, 장정, 디자인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수여하는 상으로 출판업계에서 수여하는 유일한 상이다. 여러 사람의 노력과 수고의 결정체인 물성으로서의 책의 아름다움에 주어지는 상이라 그 의미가 크다.

- 문학과지성사 홈페이지


커다란 파이 하나를 앞에 두고 살며시 미소 짓는 여자아이. 책을 감싸고 있는 덧싸개를 벗기니 이 여자아이의 머리에 왕관이 씌워 있고, 앞에 있는 접시에는 파이 대신 작은 인형이 놓여 있습니다. 여자아이가 왕으로 당첨된 걸까요?


번역가로도 활동한다는 이시이 무쓰미 작가는 동화를 여러 편 써서 수차례 상을 받았습니다. 『달걀과 밀가루 그리고 마들렌』 『100년이 지나면』 『길 잃은 아이의 편지』 등 많은 작품을 썼다고 해요.


페이지를 한 장 넘기면 나오는 표제지에는 갈레트 데 루아를 만들 때 필요한 재료의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밀가루, 아몬드 가루, 설탕, 버터, 달걀 그리고 페브가 담긴 깡통까지. 그림을 보면 갈레트 데 루아에 대략 어떤 재료가 들어가는지 알 수 있답니다.


이곳은 파티시에 블랑 씨가 운영하는 케이크 가게의 주방입니다.

블랑 씨가 작은 도자기 인형 밀리에게 말을 건넵니다.

"잘 가렴. 너는 또 누구를 행복하게 해 주려나."

"내가요? 내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주는 거예요?"


파이에는 '왕의 과자'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1월에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먹는 파이라고 합니다. 파이 안에는 콩알만 한 도자기 장식품인 페브가 들어 있고, 페브를 뽑는 사람은 머리에 왕관을 쓰고 왕 또는 여왕이 됩니다. 조사해 보니 프랑스에서는 제과점에서 갈레트 데 루아를 사면 페브뿐 아니라 왕관도 같이 준다고 해요.


블랑 씨가 만든 파이가 최고라고 말할 정도로 평소 블랑 씨의 파이를 좋아하는 손님 아델 씨가 가게에 들어옵니다. 행복한 표정으로 파이 상자를 받아 든 아델 씨의 얼굴에 갑자기 근심의 빛이 어리는데요. 의아한 블랑 씨가 왜 그러는지 묻자 아델 씨가 말합니다. 친구가 독감에 걸려 나을 때까지 딸아이를 데리고 있기로 했는데 아이가 너무 시무룩하다고요.


사정을 들은 블랑 씨가 말합니다. 오늘 밤에 파이를 먹을 때 그 아이가 페브를 뽑으면 좋겠다고.

그 얘기를 들은 도자기 인형 밀리는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블랑 씨가 그랬어, 내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거라고.

또 이런 말도 했어. 그 아이가 나를 뽑았으면 좋겠다고.

그렇다면 내가 그 아이를 행복하게 해 준다는 걸까.

내가 그럴 수 있을까. 나는 그냥 작은 인형일 뿐인데.'


여기는 아델 씨의 집입니다.

기차놀이를 하던 남자아이와 몇 살 많은 형이 파이를 사 들고 온 엄마를 반깁니다. 그림책을 보고 있던 여자아이도 궁금한 듯 아주머니를 쳐다봅니다. 여자아이의 이름은 벨이라고 하네요.


작년에는 형아가 왕이었으니 올해는 자기가 왕이 될 거라는 남자아이. 그때 엄마 아델 씨가 말합니다.

"가장 좋은 것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에게 돌아가는 법이란다.

자, 밥 먹자. 파이는 그 후에 나눠 먹고."

'제발, 벨이 나를 뽑게 해 주세요.'

달콤하고 부드러운 아몬드 크림 속에 폭 싸여 있는 밀리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이야기가 끝난 후 등장하는 작가의 말에는 왕의 과자 즉, 갈레트 데 루아에 관한 이야기가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 원래 1월 6일 주현절을 축하하며 먹었지만, 지금은 1월 중이면 어느 날에든 먹는다고 합니다.

파이 속에는 페브(누에콩이라는 뜻. 원래는 콩을 넣었기 때문에 이 이름이 남아 있습니다)라고 불리는 도자기 장식품이 들어 있고, 그것이 든 파이 조각을 고른 사람은 종이로 만든 금관을 쓰고 왕이나 여왕이 되어 1년 동안의 행복을 약속받아요. 그래서 모두 올해의 왕이나 여왕은 누가 될지 두근두근, 콩닥콩닥 기대한답니다.

- 이시이 무쓰미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파이를 나눠 먹고 작은 인형을 찾은 사람은 왕이 된다니, 참 흥미로운 풍습입니다.


갈레트 데 루아Galette des rois는 파이 반죽 위에 아몬드 크림과 파티시에 크림(커스터드 크림)을 섞어 만든 '프랑지판'이라는 크림을 올리고, 다시 파이 반죽으로 덮어 위에 모양을 내 굽습니다. 피티비에Pithiviers라는 흡사한 파이가 있는데요. 피티비에와 갈레트 데 루아의 차이점은 피티비에 안에는 아몬드 크림을, 갈레트 데 루아 안에는 프랑지판 크림을 넣고 만든다는 것입니다. 사진을 찾아보니 외형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더군요.


문학과지성사에서 출간한 『왕의 과자』는 어린이들에게 프랑스의 디저트와 풍습을 소개하고 예쁜 그림을 보여주면서 재미와 행복까지 전달해 줄 수 있는 책입니다. 저는 사실 동화책을 보면서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서평단에 신청했는데요. 천천히 그림을 감상하며 책을 읽는 내내 왠지 모를 행복감을 느꼈답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님들께 『왕의 과자』를 추천합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읽은 후 작가의 말에 담긴 내용을 아이에게 설명해 준다면 재미있고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예요.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아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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