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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라와 태양
- 가즈오 이시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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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0) - 2021-03-29
: 12,575
🕵️ AF(Artificial Friend)는 인간 아이의 친구가 되기 위해 설계된 존재다. 클라라는 그중에서도 유난히 관찰력이 뛰어나고 감정에 민감한 소녀형 AF다. 진열대에서 인간의 세계를 배우는 클라라는 매장 너머로 지나가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자신을 데려가 줄 ‘그 아이’를 기다린다. 그리고 어느 날, 약속처럼 다가온 소녀 조시.
하지만 클라라가 마침내 조시의 집에 가게 된 그날부터 이야기는 예상과 다른 길로 흘러간다. 건강이 위태로운 조시, 그녀를 둘러싼 비밀스러운 실험, 그리고 아이의 자리를 대체하려는 시도까지. 인간의 감정과 이기심, 사랑과 기술이 뒤엉킨 풍경 속에서 클라라는 묵묵히 한 가지를 바란다.
조시가 다시 건강해지기를
조시의 곁에 영원히 있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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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부의 클라라는 마치 동화 속 주인공처럼 순수하고 명랑했다. 매장 안에서 바깥세상을 탐색하고 인간의 행동을 배워가는 모습은 그 자체로 따뜻한 서사였다. 특히 조시를 기다린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클라라의 판매를 미룬 매니저의 결정은 상업적 관계를 넘어선 인간적인 유대를 느끼게 했다. 그 장면은 짧지만 깊은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조시의 집에 도착한 이후, 나는 점점 불편한 감정에 휩싸였다. 조시는 자신을 향해 절대적인 헌신을 보여주는 클라라를 친구라기보다는 편리한 도구로 여기고 있었다. 향상된 아이들과 어울리기 위해 클라라를 감추려 하고, 릭을 외면하며 사회적 지위를 지키려 한다. 클라라는 조시에게 실망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녀를 이해하려 하고, 조시가 행복해지기만을 바란다.
책을 읽는 내내 클라라는 조시를 위해 존재한다. 그것은 선택이 아니라 운명에 가까웠다. 조시는 건강을 회복하고 대학에 진학하며 클라라와 헤어지지만, 그 작별엔 일만의 아쉬움도 슬픔도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클라라는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남은 삶을 햇살 아래에서 조용히 보낸다.
이 이야기는 사랑이나 우정이라는 단어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들을 품고 있다. 인간이 기계에게 바라는 무한한 헌신, 그리고 그 헌신이 당연시될 때 어떤 비극이 발생하는지. <클라라와 태양>은 결국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존재가 될 수도 있는 기계의 이야기이며, 인간이란 존재가 가진 본질에 대한 통렬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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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시 내면에 클라라가 계속 이어 나갈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두번째 조시는 모조품이 아니에요. 정확히 똑같은 존재니까 당신이 지금 조시를 사랑하는 것과 똑같이 그 애를 사랑하는 게 당연한 거예요.” (p.308)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건 무엇일까?
기억인가, 감정인가, 아니면 타인을 향한 마음일까. 이 문장을 읽는 순간, 클라라가 정말 인간보다 더 순수하게 인간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떠올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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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라라는 정말로 ‘사랑’을 했다고 볼 수 있을까? 인간의 감정과 그녀의 헌신은 동일 선상에 놓일 수 있을까?
🔦 조시는 클라라를 진심으로 친구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이용 가능한 존재로 여긴 걸까?
🔦 만약 당신이 조시의 어머니였다면, ‘두 번째 조시’를 받아들일 수 있었을까?
🔦 로봇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감정을 가질 수 있다면, 인간이라는 존재의 정의는 어디서부터 다시 써야 할까?
#클라라와태양 #가즈오이시구로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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