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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독의 이야기들
  • 발터 벤야민
  • 19,800원 (10%1,100)
  • 2025-04-02
  • : 19,135
고독의 이야기들
발터 벤야민. 파울클레 그림. 김정아 옮김

파울 클레의 작품은 Angelus Novus(새로운 천사)라는 이름으로 발터벤야민의 소유가 되었다. 파울 클레는 “만일 내가 인간을 ‘있는 그대로' 나타내기를 원했다면 매우 곤란할 정도로 복잡한 선들을 사용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며,..(중략) 어쨌든 나는 인간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싶은 것이 아니며, 있을 수 있는 모습으로 표현하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p53, 현대미술을 찾아서.파울클레. 열화당)라고 말했는데 그가 단순히 있을 수 있는 모습의 단순화된 선과 오묘하게 결합된 발터 벤야민의 짧은 글들은 있는 모습과 있고 싶은 모습의 경계에 벤야민 특유의 문체로 모호하게 서있었다.
전방위적으로 뻗어나가는 그 이야기들은 파사주, 혹은 일방통행로에서 사유하던 이야기들로 때론 초현실적으로, 은유와 상징의 메타포로 가득한 미학적인 글들이다. 물론 벤야민의 글들은 서정적 표현이 가득하지 않다. 하지만 꿈속을 사유하듯, 여행지에서도, 어린아이의 말장난 안에서도 인간의 모습은 언제나 실재하는데,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지만 들여다보면 알 수 있는 순간들을 포착하여 벤야민은 던져놓는다. 그렇기때문에 나는 짧은 글들안에서 방황하며 여러번 되돌아가 웃고 어이없어하기도, 그의 다른글안에서 어디서 본듯한 이야기들에 책장을 넘기고 다시 넘겼다.

발터벤야민이라는 명성에 비해 소외되었던 그의 노벨레형식의 글을 모아놓은 이 책은 그의 다른 저서들의 초석이거나 연장선같은 느낌을 주는데 그의 시그니처같은 파편화된 사유가 계속해서 등장하기 때문일 것이다. (독일낭만주의에 대한 생각이나 미디어(뉴스나 라디오)에 대한 단상, 스토리텔링의 중요성 등등)
각 장이 파울클레의 그림과 절묘하게 배치되는 것도 그의 글들은 여러 해석이 가능하며 이는 단순할 수록 상상하게 만드는 클레의 그림이 주는 매력을 십분 활용했기 때문일것이다.

꿈과 현실의 경계에서 느끼는 막연한 그리움, 익숙한 공간을 떠나 발생하는 에피소드와 심지어 집이 없는 자의 여행, 실소가 나오는 말장난같은 3부 놀이와 교육론까지 모더니즘의 형식을 빌어 쓴 벤야민의 단편들은 다시 어느 페이지를 훌쩍 펴서 다시 한번 읽고 싶게 만든다. 카프카의 단편이 그러하듯, 보르헤스의 것이 그러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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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훌륭해요! 벤야민을 좋아하는 이유가 이 안에 그득합니다!!
*벤야민을 좋아했던 사람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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