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않는도시
firstmozart 2022/06/3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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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지 않는 도시
- 임우진
- 14,850원 (10%↓
820) - 2022-06-25
: 881
이 책 참 좋다.
쉬운 어조로 쉽지 않은 말을 한다.
가끔 어이없는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제일 아파트 꼭대기층에서 소파에 누어 티비를 보던 사람이 바닥이 무너져 아래층으로 내려가도 소파로 떨어질 것이며 그 층이 무너져도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그 사람과 같이 아래층 소파로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 그래서 20층부터 1층까지 차곡차곡 떨어지면 스무명의 사람이 티비 앞 소파로 떨어질 수도 있겠단 생각과 대부분이 아저씨 일수도 있다는 생각.
남향을 고집하며 비싼 값을 치루고 들어온 아파트의 거실의 남향엔 커다란 티비와 소파 그리고 킹사이즈의 침대에게 내어주고 아이들과 주방은 반대향에 생활할 수도 있는 우리의 생활방식.
권위적인 배열과 구조로 싸우기 수월한 국회의사당이나
추모와 두려움을 효율성으로 버무린 장례문화,
경쟁적으로 높이 쌓아버린 마천루,
기괴한 영어이름으로 차별화시킨 괴상한 아파트 단지 문화 등등의 우리가 미처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 생활에 익숙한 도시 문화에 대해 작가는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향'을 포기할 수 없고
'단지'를 포기할 수 없고
'좋은 자동차'를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아마도 타인의 시선을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욕구때문이라면 이는 변화시키기 힘들 것이며 과거의인간지향적인 공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사람을 위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선 국가시스템의 수준에서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최소한 '인간적'인 도시구조를 제공해야할 것이다.
아파트의 문제를 건설사에게 떠넘기며 적당히 처리하고, 교통문제에 대해 인간의 양심에 기대라고 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인간이 가져야할 여러 감정들을 도시의 발전이나 효율성이라는 명분으로 축소시키거나 없앨 수는 없다.
작가는 인간적인 도시형태를 막연히 기대하는 것을 낙관적 도시관이라고 했는데 낙과적인 기대만으로는 도시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다. 인간의 많은 문제는 미시적 관점보다는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할 경우가 많으니, 방임형 행정처리의 결과로 오는 불편함과 불균등함을 인간성의 문제로 책임을 전가할 수없을 것이라는데 너무도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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