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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당구님의 서재
  • 우리는 모두 다르게 배운다
  • 이수인
  • 16,020원 (10%890)
  • 2024-09-06
  • : 2,066
토도수학(수학공부어플)을 처음 알게 된건, 우리 언니가 본인 광역 ’수해력‘ 전담 교사가 되면서 도대체 수학을 왜 못하는지도 모르겠는 아이들과 고군분투하고 있을 때였다. 왜 3다음이 4가 아니라 7이 되는지 아무리 말을 해주고, 교구를 이용해도 아이들은 도통 나아지진 않았다. 거기엔 심리적인 것 뿐만 아니라 정말 뇌 자체- 물리적으로 연산이 안되는 친구들도 여럿 있었다.
그때 코로나가 막 시작할 때라 어플을 활용한 코딩 게임을 하고 있던 나에게 알고리즘은 에누마의 이수인 대표 인터뷰영상으로 데려갔다. 정확한 건 생각나지 않는데, 인터뷰를 보고 눈물이 났던 기억,되게 열악한 환경에 원주민 아이들이 아이패드로 수학공부하는 모습은 생각난다.그리고 토도수학을 경험해본 언니는 [와, 이거 만든 사람 대박이야..]라며 이 회사에서 만든 다양한 어플을 맛보기 시작하고, 가스라이팅급으로 나는 이수인대표를 존경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로 끝내면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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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오로지 팬심으로 서평을 맡겠다고 읽기 시작했는데,
책을 읽고서야 장애를 가진 그녀의 아이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모든게 편한 한국 땅도 아니고- 일단 영어부터 배워야 하는 미국에서 이 과정을 겪어왔다는 것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런 속에서도 집중이 흐뜨러지지 않았다.

“쉽게 만드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아이가 계속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다. 어린 아이들은 실패하면 재도전하겠다고 벼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짜증을 내고 그만두어버린다. 인지적으로 쉽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었다. 소근육이 잘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이 손가락이 아닌 손바닥으로 화면을 두드리더라도 괜찮아야 했고 화면에 나와 있는 물체를 파악하는 데 오래 걸리더라도 기다려 줘야 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생각하는 동안 화면이 꺼져도 안되었다. 틀린 답을 골라도 멈추지 않고, 정답을 찾을 때까지 계속 할 수 있어야 했다. ‘성공’은 답을 옳게 맞히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틀린 답을 입력하더라도 의미가 있고 재미가 느껴지면 괜찮고, 몰입하면서 무언가를 생각하고 그 결과를 통해 배울 수 있다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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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끊임없는 고민, 끝까지 파고드는 집요함이 지금의 에누마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그녀를 도와주는 ‘온 마을’의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그녀는 그 약속에 보답하겠다고 정했다.
문득 “교육할 수 있는 권리”는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의문이 생겨버렸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문화예술교육사 수업을 들으면서 "너무재밌어!"를 외치고 있다. 교육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사람들이라 그런가? 진짜 짜릿하다 . 너-무 말도 잘하고, 눈이 반짝반짝-이게 얼마나 학생들에게 힘이 되는지! 그게 너무 신기한거다. ㅡ그 중에 유난했던 교수님이 한분 계셨는데, 그녀의 힘은 어디서 나올까 궁금했을때, 그녀가 우리 ’문화예술교육사‘들의 일을 하나하나 테스트해보며(가령 문화재단 지원서 작성부터, 면접을 보고, 같은 수업을 다른 학교에서 들어보고, 발령지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과 소통하게 되는지) 온갖 자질구레한 일을 다 겪어보고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게 뭔지 ’학생‘의 입장으로 경험하는 노력을 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녀의 힘은 여기서 나왔구나ㅡ
교육의 본질은 잘 모르지만, 이런 사람들이 교사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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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에 ‘위대하다’ 느낄까.
최근에 건축탐구 집에 ‘여백서재’라는 집이 소개되었는데, 2천평이 넘는 땅에 자신의 몫으론 0.8평 남짓한 작은 방하나- 나머지는 오로지 교육받기 힘든 사람들의 몫으로 자리를 내어준 교수님이 계셨다. 보는 내내 ‘와..와….’하며 뭉클했는데- 이 책을 다 읽었을 때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모두가 다르다는걸 인정하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럼에도 누구도 소외시키지 않겠다는 그 희망을 믿고, 밀고 나가는건 얼마나 더더 힘든 과정일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동시대의 팬 1인으로써, 저 희망을 같이 믿는 내가 되어야겠다고(나라도 저마음을 믿는다면, 조금은 아이들의 행복에 도움을 줄수 있지 않을까? 또 모르지. 이 서평을 읽는 누군가가 희망을 느끼고, 아이들의 행복을 바라는 삶으로 진로를 틀지도 모르는 일이다)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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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에겐 에누마를!
나처럼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에겐 이수인대표처럼 ’숭고한 목적의식‘을 지닌 말그대로 ’닮고 싶은’ 멋진 인간들을 많이 보여주는게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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