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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sshin님의 서재
  • 비밀 (합본)
  • 히가시노 게이고
  • 12,600원 (10%700)
  • 2008-02-04
  • : 2,552

이 책은 줄리안 반즈의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 대한 대응물이라 할 만하다.

하나는 상징계적 서술이라면 다른 하나는 상상계적 서술이다. 이 둘이 다루고 있는 대상은 바로 근친상간적 애정관계이다. 아버지와 딸,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에 대한 탐구.

  <예감은...>이 건조하게 둘 사이의 관계를 보여주었다면, 그래서 등장인물들이 상징적 질서, 그 사회에서 무의식적으로 부여받은 지위, 역할을 해내는 찌질한 존재로 그려졌다면, <비밀>에서 주인공인 아버지는 어떤 숭고할 정도의 순수한 사랑, 딸에 대한 사랑에 그 어떤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섞였다 하더라도 결국 극복해내는 완전한 존재로 그려진다. 그러나 그런 모습은 상상적인 어떤 것, 사후적으로 자신을 완벽하게 그려내는 자아, 뺄건 빼고 살릴건 살려서 자기합리화된 주체의 모습일 뿐이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모습은 <예감은...>에 나오는 초라한 아버지, 자신이 하는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면서 움직이는 오이디푸스적 존재일 뿐이다.

  영화 <경주>의 장면들이 주인공에 의해 과잉 포장되고 미화되어 사후적으로 그려진 모습일 뿐, 사실은 훨씬 초라하고 찌질한 모습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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