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만으로도 약속처럼 느껴지는 책이다.
그러나 이 낙원은 화려하고 완벽한 공간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 입은 사람들이 잠시 숨을 고르고,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는 조용한 쉼터에 가깝다.
하태완은 특유의 간결하고 부드러운 문장으로,
삶의 고단함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온기를 그린다. 책 속의 화자는 누군가에게 “그곳에서 만나자”고 말하며, 마치 우리가 아직 잃지 않은 희망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곳은 현실 속에 존재할 수도, 혹은 마음속에만 있는 공간일 수도 있다.
이 책은 독자에게 끊임없이 다정한 질문을 건넨다. 너는 지금 괜찮
은지, 잠시 쉬고 가도 괜찮다고. 그래서 읽는 내내 위로를 받는 동시에,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우리의 낙원에서 만나자』는 화려한 문장보다, 나지막한 속삭임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책장을 덮고 나면, 마음 한편에 아직 도착하지 않은 낙원을 향한 길이 놓여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