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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픈 날
  • 편안함의 습격
  • 마이클 이스터
  • 19,800원 (10%1,100)
  • 2025-06-24
  • : 79,736

[도서 협찬을 받았습니다.]



마이클 이스터의 <편안함의 습격>은 현대 문명이 가져온 ‘편안함’이라는 가치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던집니다. 우리는 문명의 발달로 인해 과거에 비해 무척이나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너무나도 익숙해진 탓에 편안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살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마트에 가면 여러 단계를 거쳐 직접 조리해야 하는 식재료보다도 간단히 데우거나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식품들이 넘쳐 난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안락하고 편안한 삶 속에 들어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너무나 과도한 편안함은 이는 삶의 질을 올림과 동시에 오히려 인간을 나약하게 만든다고 말합니다. 정신과 신체의 건강을 해치는 위기를 초래하였기에 이제는 편안함의 역설 아니 습격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때라고 합니다. 이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왔던 편안함이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위험성을 경고합니다. 그리고 불편함을 회피하고자 하는 본능을 이겨내고 적극적으로 마주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수렵이나 채집 시대의 인류는 생존을 위해 매일 겪어야만 했던 여러 가지 불편과 고통 속에서 더욱 강한 존재로 성장해나갔습니다.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하면 굶어야 했고, 딱딱한 잠자리에 몸을 누이면서 고통스러워하며 모든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신체적, 정신적인 불편함이 인간을 단련시키면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능력을 키우면서 정신적으로도 성장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안락한 삶을 추구하며 아주 작은 고통도 마다하는 탓에 오히려 소소한 문제에도 쉽게 좌절하고 삶의 만족도를 느끼기 힘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런 경향은 우울감이나 무기력감까지 초래할 수 있는 만큼 <편안함의 습격>에서는 의도적인 불편함을 경험하여 회복 탄력성을 높이라고 말합니다. 성취감을 통해서 자존감을 향상시키고 평소에 당연히 여겼던 것들의 소중함을 온전히 느낌으로서 삶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책은 일반적인 자기계발서처럼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면서 지시하는 식으로 쓰이지 않았습니다. 알래스카 오지에서 정말 힘든 생활을 하면서 불편한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고 경험하며 얻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책을 읽는 동안 저자의 오지 캠프 생활을 함께 느끼며 마치 한 편의 눈부신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오지에서 겪는 일들에 도시에서의 삶 그리고 현대인에게 주어진 편안함에 대한 사례를 읽으며 그동안 저도 모르게 길들여진 안락함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처음 음식을 만들 때만 해도 속칭 곤로라고 부르던 석유풍로 앞에서 쭈구려 앉아 요리했었는데, 지금은 인덕션이며 에어프라이어, 전자레인지 등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습니다.


저는 그동안 평소 의도적으로 불편함을 선택해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중교통 연결이 편리한 곳을 다녀올 때도 일부러 한두 정거장 먼저 내려 걷는 것을 선택하거나, 간편한 인스턴트 음식 대신 직접 재료를 손질하고 조리하는 수고로움을 감수하는 것들입니다. 가끔은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자리에 누워서 뒹굴뒹굴하며 인생의 낭비라는 SNS를 탐닉하는 것보다 나은 거 같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런 행동이 제 몸의 대사를 활발하게 하며 영양 가치가 높은 음식을 마련하게 되는 거니까 편의를 소모하여 건강에 보탬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솔직히 <편안함의 습격>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의도적인 불편함이 제게 큰 도움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저희 행동이 여기에서 말하는 불편함을 통한 성장과 맞닿아 있음을 깨닫고 살짝 기뻤습니다.


책에서 다루는 주제는 다소 깊이가 있기는 하지만 저자의 글 솜씨가 좋아서 술술 읽기 좋았습니다. 중요한 메시지를 전하는 도서이기는 하나 스토리텔링이 무척 좋기 때문에 에세이를 읽듯이 함께 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읽다 보면 그 속에서 느껴지는 것들이 있을 테니까요.



이를테면, 현대인이 비만을 걱정하게 된 주요 원인 중 두 가지는 편리한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환경, 그리고 많이 움직이지 않아도 되는 생활이라는 점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라는 것 말이죠. 다이어트는 배고픔을 견디고 먹고 싶은 걸 절제하면서 힘든 운동을 해야 하는, 그야말로 '불편함' 덩어리입니다.


편안함을 추구하는 본능을 제어하고 인내심을 기르면서 신체와 정신적인 한계를 느끼면서 자신이 추구하는 목표에 다가가야 합니다. 다이어트를 마치고 요요를 겪는 건 불편함을 이겨낸 자신이 다시 편안함을 추구하는 생활 패턴으로 돌아가게 되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편안함의 습격>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한 번쯤 스스로를 돌아볼 기회를 갖게 하는 좋은 도서입니다. 본능적으로 찾아왔던 편안함이 정신과 신체를 나약하게 만들 수 있다는 내용에 공감하며 읽었습니다. 물론 수렵채집 때와 같은 정도로 살아야 좋다는 결론을 낸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불편함을 감수하며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약간의 결핍과 불편은 진실한 풍요로움으로 이어지는 길일 수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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