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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고픈 날
  •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
  • 에이미 리 편역
  • 21,420원 (10%1,190)
  • 2025-03-12
  • : 640


매일 좋은 문장을 만난다는 건 쉬우면서도 어려운 일이에요. 오랫동안 책을 읽어왔지만 기록하지 않으면 내용은 금방 휘발되어 버리고 나중에는 그 책을 읽었다는 기억마저도 사라져버리기도 해요. 그렇기에 책을 읽었을 때의 감정, 중요한 문장을 수집하는 활동을 병행하곤 하는데요, 그마저도 손으로 직접 기록하지 않으면 남는 게 거의 없어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걸까 돌이켜 생각해 보면 저는 꾸준히 그래왔던 거 같아요. 기억나지 않으니 다시 한번 읽으며 되새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독서라는 행위가 나에게 아무런 의미를 주지 않는 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기도 해요. 그래서 가끔은 필사를 하며 읽어볼까 하는 생각도 하지만, 모든 책을 베껴 쓸 만큼의 의지력이 없기 때문에 이 역시 실천하지 못해요.

 

그런데 최근에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을 만나서 고민을 덜었어요. 이 책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니체, 쇼펜하우어, 데카르트, 칸트, 키르케고르 이렇게 다섯 철학자의 대표적인 아포리즘을 모아서 필사하도록 구성했어요. 길지 않은 문장을 읽고 느끼고 정리하면서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내 안을 휘젓던 갈등을 가지런히 풀어낼 수 있답니다.

 

이전부터 쓰고 있던 <마음에 힘이 되는 하루 한 문장 영어 필사>와 마찬가지로 180도로 완전히 펼쳐지는 제본 방식을 택했어요. 그래서 글을 쓰는 사이에 옆 페이지가 달려들어 펜을 치는 일이 없답니다. 필사 책을 쓸 때는 보통 꾹꾹 눌러서 책에 상처를 입히거나 서진으로 누르잖아요. 하지만 어느샌가 스르르 미끄러지면서 결국 툭 하고 닫혀버리죠.

 

하지만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은 깔끔한 제본 방식이라 그럴 염려가 없답니다. 잉크가 잘 번지지 않는 미색의 용지라 항상 깨끗하게 글을 쓸 수 있었어요. 원본을 한 번 읽고 느끼고 적어나가는 기쁨을 누리기에 충분한 필사책이에요. 책이 무겁지 않으니 펜 한 자루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필사하며 철학을 가슴에 담을 수 있죠.

 

며칠 동안 책과 함께 하면서 느낀 점은, 철학가의 사상을 매일 만나는 게 얼마나 중요한 지였어요. 매일 아침 그리고 저녁에 한 문장을 필사하면서 의미를 되새기는 동안 불편했던 그리고 혼란스러웠던 생각을 돌이킬 수 있었어요. 어릴 적부터 쌓여있던 불편한 감정, 마음의 상처를 이겨내는 힘이 되고 있답니다.

 

단순히 왼편에 있는 글을 옮겨 쓰는 게 아니라 내용을 이해하고 내 안에서 더 크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주 오래전 철학자들이 남긴 말들이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교훈을 주고 생각과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된다는 게 신기할 따름이죠.

 

기본적으로 우울과 불안 약간의 강박과 공황 비슷한 것을 안고 있는 제게 큰 힘이 되고 위로가 되었어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건 외부에 있지 않고 내면에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어요. 매일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을 필사하면서 철학적인 사유를 이어가는 생활 그 자체도 제게 행복 한 스푼을 더해준다는 것도 알게 되었죠.

 

앞으로도 이런 철학적 사유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싶기에 꾸준히 필사하며 한 문장 한 문장을 가슴에 아로새기기로 했답니다.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의 아포리즘 필사책>에 수록된 내용은 지나치게 무겁지 않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만나볼 수 있어요. 낮은 문턱을 가볍게 넘어간 후에는 깊고도 묵직한 울림을 얻게 되기에 철학 하는 생활, 깊은 사유의 골짜기를 산책하고 싶다면 한 번 만나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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