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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님의 서재
  • 마리오네트의 춤
  • 이금이
  • 11,250원 (10%620)
  • 2022-10-17
  • : 425

진실을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을 가리는 것은 편견과 고정관념이다. 개인의 편견과 고정관념이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되어 사회적 통념으로 굳어졌을 때 희생당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 자신인 것이다. -작가의 말 초판 중-

 

나는 책을 읽는내내 아이들의 입장보다 엄마의 입장에서 더 많은 걸 생각했다. 내가 혜나, 경서, 수지, 은성, 지윤, 다예, 미나 그리고 봄이. 내가 이 아이들의 엄마라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서 그룹이 생겼다. 나는 꼬물이던 내 아이가 자라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어 놀고 서로 메시지를 주고 받고 작은 선물을 주고 받는 걸 보면서 그저 신기하고 대견했다. 언제 이리 컸을까 싶어 울컥하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관계 맺음에 서툰 아이들은 서로 소통하며 오해가 생겼고 싸우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내 아이가 외면 당하고 상처 받는 일도 생겼다. 나는 그런 아이를 보며 지켜봐야만 하는 것이 답답했고 내 아이가 겪는 그 상황을 빨리 해결해주고 싶어 마음이 조급했다. 하지만 그 과정을 겪는 것도 친구들과의 갈등을 해결하는 것도 아이 몫이었다. 이 세상의 모든 부모는 내 아이를 안전하고 행복하게 키우고 싶어한다. 나도 그렇고 책 속 아이들의 부모들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 부모는 많은 것을 인내해야 하고 기다려야 하는데 그 과정이 결코 쉽지 않다. 좀 더 아이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생각해줬다면 저 아이들은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그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경계가 차츰 모호해져…

책을 읽는내내 나도 그랬다. 모든 등장인물들에게 안타까움을 느꼈다. 이 이야기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를 정확하게 나눌 수 있을까? 모두 다 상처를 받았으니까. 봄이가 쓴 글 속의 아이들은 모두 각자의 외로움, 상처, 아픔을 갖고 있다. 단지 그것을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뿐. 아이들은 봄이라는 아이를 향해 비난, 분노, 질투를 쏟아내는 걸로 해소하려 했지만 그것이 나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는 학교 밖으로 나가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봄이보다 나쁘다는 걸 알면서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는, 길을 잃어버린 남겨진 아이들이 더 안쓰러웠다. 나는 아이들이 편견과 고정관념에 갇혀 자기 자신들을 갉아먹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아이들이 그 편견과 고정관념에 갇히지 않도록 우리 어른들부터 고정관념과 통념에 조정당하지 않아야 한다. 어른들이 먼저 마리오네트의 끈을 끊어버렸으면 좋겠다. 봄이 담임선생님처럼.

 

나는 내가 아이들을 조종하려 드는 인형사인 동시에 세상의 통념에 조종당하는 마리오네트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해당 도서는 무료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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