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등학교 1학년은 어떠했을까?
까마득한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입학식 날 친구들 앞에서 메칸더V 주제곡을 신나게 불렀던 기억.
그림일기를 참 열심히 썼던 기억.
담임선생님의 말씀에 늘 긴장했던 기억.
글씨를 바르게 쓰기 위해 노력했던 기억.
교과서를 옮겨 쓰는 과정이 힘들었지만 꾹 참았던 기억.
모두 다 선생님께 인정받고 칭찬받기 위해 했던 행동들이다.
그렇기에 친구들과 함께 했던 기억은 별로 없다.
친구들과는 어떻게 지냈더라?
같이 화장실을 가고 함께 등,하교를 하던 친구는 있었던가?
학교가 끝나고 나면 집에 와서 무엇을 했더라?
모두 희미한 기억들 뿐이다.
초등학교 1학년의 나에게는 친구보다 선생님이 더 중요했다.
그렇기에 책 속의 민호가 선생님과 결혼하겠다는 말에 암암, 그럴 수 있지. 라고 생각했다.
1학년의 나는 선생님과 결혼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지만(여자 담임선생님이었기에) 나의 1학년에 선생님은 굉장히 큰 존재였다.
민호와 정아는 깜찍하고 귀여운 1학년이다.
아픈 친구를 위해 119에 전화를 하고,
햄스터를 사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사기도 하고,
선생님과 결혼하고 싶어하고,
일기쓰기가 힘들어 앞으로 일어날 일을 미리 일기로 쓰고.
지금 내 기준에서는 어이없는 일이지만
1학년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리고 1학년이기에 이런 행동을 해도 용서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나는 1학년 때 늘 배가 아팠다.
처음 시작하는 학교생활에 많이 긴장해 늘 배가 아팠던 것 같다.
그럼에도 학교 가는 것이 즐거웠던 이유는
인정 받고 싶었던 선생님이 계셨고,
함께 화장실을 가고 등,하교를 함께 하던 친구가 있었고,
교문 앞에 오던 귀여운 병아리들이 있었고,
새 책가방과 24색 크레파스가 참 좋았고,
가끔 아빠에게 받은 용돈 100원으로 사 먹던 떡볶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아이는 벌써 초등학교 2학년이다.
내 아이가 기억하는 초등학교 1학년은 어떤 모습일까?
내 아이도 1학년 때 긴장했겠지만 행복했던 기억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행복했던 기억을 내 나이가 되어서도 기억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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