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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님의 서재
  • 거인의 땅에서, 우리
  • 이금이
  • 11,700원 (10%650)
  • 2022-01-24
  • : 260

딸과 엄마의 여행.
나는 딸을 낳는 순간부터 딸과 떠나는 둘만의 여행을 꿈꾸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라 대화가 통하기 시작하면
서로 상의하여 여행지와 숙소를 정하고 떠나는 여행.
여행지의 맛있는 음식.
여행지의 볼거리.
여행지 숙소에서 각자의 시간을 즐기다 그날 찍은 사진을 같이 보기도 하는.
상상만으로도 정말 행복했다.
나는 그 시간을 간절히 바라고 있었기에 주인공이 딸과 함께 떠나는 몽골의 이야기가 기대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현실인가!
책 속의 딸과 엄마의 여행은 내가 상상한 것과 너무 달랐다.
둘의 사이는 여행 시작 전부터 어긋나기 시작했다.
물론 둘의 사이는 여행 전에도 좋지 않았지만.
딸은 엄마와의 여행보다 여행을 가게 되어 붙는 조건에 더 관심이 많고,
엄마는 함께 여행가는 딸보다 두고 가는 아들에 대한 걱정이 더 많다.
서로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전혀 보이지 않는 모녀의 몽골여행.
거기에 엄마와 친구들의 관계 속 미묘한 감정들까지.
어쩌면 내가 생각했던 것이 상상의 이야기고,
책 속의 이야기가 현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읽는내내 불편했을지도 모르겠다.
나와 엄마의 관계가 생각나기도 하고,
엄마를 사이에 둔 언니와 나의 관계가 생각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중에서 나를 가장 불편하게 했던 것은 숙희였다.
자식들의 생각과 감정보다 자신의 생각대로 자식들을 이끌던 숙희.
나는 숙희와 다르다고 생각했지만
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의 모습이 숙희를 통해 보고 있자니 나를 보는 것 같아 불편했다.
 

나는 현실과 동떨어진 시공간인 사막을 한시바삐 벗어나고 싶었다. p149
입시생 딸을 두고 여행 와서 자기 행복 운운하고, 그게 또 자식에게 힘이 될 거라고 우기는 춘희는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엄마다. p161
 

숙희는 스스로 현실적인 엄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자신과 반대인 춘희를 이해할 수 없다.
숙희는 춘희가 틀렸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숙희는 알고 있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들이 흔들리고 있음을.
숙희는 흔들림 속에서 엄마의 죽음을 떠올리고 자신의 꿈과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나는 내가 했던 선택과 포기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고 있음을 결코 시인하고 싶지 않았다.
그걸 시인하는 순간 내가 쌓아 올렸던 것들과 함께 나마저도 와르르 무너져 내릴 것 같았다.
p233
자신의 흔들림을 깨닫게 된 숙희는 예전과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까?
흔들림을 깨닫고 있는 나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
그건 나도 모른다.
하지만 숙희와 나 우리 둘 다 깨닫고 인정했으니 조금은 편안해지고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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