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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님의 서재
  • 페르마타, 이탈리아
  • 이금이
  • 11,700원 (10%650)
  • 2021-09-24
  • : 888

이금이 작가님의 여행 에세이라고?

동화를 쓰시던 작가님께서 에세이를 쓰셨다고?

더군다나 내가 늘 가고 싶었던 이탈리아 여행 에세이라니!

코로나 시국에 여행은커녕 외식도 하지 못하는 삶을 산 지 벌써 2년 째.

여전히 부정하고 싶은 지금 상황을 애써 잊어보려 노력하지만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것, 외식을 하지 못하는 것,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것 등에 대한 갈증으로 마음이 퍽퍽하다 못해 쩍쩍 갈라지는 중이다.

이런 내게 가뭄의 단비처럼 내게 찾아온 이금이 작가님의 여행 에세이.

책을 읽는 중간중간 눈을 감고 그려본다.

밀라노, 베네치아, 볼로냐, 피렌체, 시에나...

나는 책을 통해 상상하며 그 장소 안에 서 있는 나를 떠올려본다.

상상속의 내 나이는 가늠할 수 없고, 내 옆에 함께 하는 누군가도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없지만 분명 나는 행복할 것이다.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내가 늘 꿈꾸던 이탈리아니까.

나는 책을 읽으며 책 속에 등장하는 도시들과 관광지를 꼭 가보겠다는 나의 의지를 담아 빨간색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쳤다. 책 속에 빨간색 동그라미들이 늘어날 때마다 꿈꾸고 상상하는 것이 늘어나 행복해졌다. 책을 읽으며 어두컴컴한 광장에서는 나도 공포를 느꼈고, 이국의 거리와 풍경에서는 나도 그 이국적인 모습에 푹 빠져 들었고, 여행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고 미안하고 죄스러운 마음에 공감했다가 에세이의 끝에서는 나의 여행이 끝난 것처럼 아쉬움을 느꼈다.

내가 직접 이탈리아를 여행한 것은 아니지만(나의 해외여행은 발리가 전부다.)여행을 다녀온 기분이 들었다. 쩍쩍 갈라졌던 내 마음이 완벽하게 해갈된 건 아니지만 말라 죽어가던 내 생명이 연장된 기분. 시기적절하게 내게 찾아 온 페르마타, 이탈리아.

지금 당장 이탈리아에 갈 수 없고, 코로나는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일상을 ‘페르마타(잠시 멈춤)’하며 조금 쉬어가는 시간으로 여겨보면 어떨까? 앞으로 마음이 조급해지고 답답해질 때면 주문처럼 ‘페르마타’라는 단어를 떠올려야겠다.

기억에 남는 문장

P62 욕심의 무게는 다름 아닌 삶의 무게다.

P86 그저 자기다우면 된다. 알베로벨로와 사씨가 각각의 아름다움으로 충분한 것처럼.

P97 어제도 어제의 ‘지금, 여기’를 즐겼으면 좋았을 걸.

P99 미래를 위해 현재의 행복을 유예하라는 말은 절대 하지 말아야지

P132 우리는 누구나 마음속이 ‘가지 않은 길’을 품은 채 살아간다. 기억하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그 길은 실패한 길이 아니다.

P145 인간은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며 살아간다. 나는 그 역할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기쁨을 느꼈으며 인간으로서도 많은 성장을 했다. 하지만 책임이나 의무가 버거워 벗어버리고 싶었던 적도 많았다. 페르마타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도 모르는 새 역할에 맞추었던 옷이나 가면을 시나브로 벗어버리고 있었다.


해당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상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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