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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영님의 서재
  •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 이레지나(이남옥)
  • 15,300원 (10%850)
  • 2020-06-08
  • : 2,148

어린 시절 엄마의 관심은 늘 아픈 언니, 사업으로 바쁜 아빠, 그리고 돈이었다.

엄마는 이 모든 것들을 신경쓰느라 늘 힘들고 바빴기에 나는 이런 엄마의 관심을 받고 싶어 최대한 알아서 잘하는 모범적인 아이가 되었다.

나는 모범적인 아이가 되었지만 그래도 엄마의 애정과 관심을 받고 싶었다. 하지만 엄마의 상황과 힘듦을 보며 나는 나의 마음을 꾹꾹 누른 채 청소년기를 보내다 성인이 되었다.

 

성인이 된 나의 마음은 늘 외롭고 불안했지만 나는 나의 외로움과 불안함의 이유를 몰랐다.

그렇게 외로움과 불안한 이유를 모르다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 알게 되었지만 엄마에 대한 원망보다는 엄마가 불쌍하고 안쓰러웠다.

나는 엄마가 그렇게 힘든 상황에서 자식을 버리지 않고 엄마의 자리를 지킨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하지만 엄마를 이해했다는 것이 나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해주지 않았다.

‘엄마도 어쩔 수 없었어.’ ‘그 상황에서 엄마는 최선을 다한거야.’ ‘그렇다고 엄마가 날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잖아.’

나는 계속 이런 생각을 하며 나의 감정을 다시 누른 채 ‘나는 엄마처럼 그러지 않을거야.’ ‘나는 내 아이를 최고로 사랑해줄거야.’ 라는 생각으로 아이에게 집중하기 시작했고, 집중은 집착이 되어갔다. 그리고 이 집착은 심리센터를 방문하는 걸로 끝이 났다.

그 후 나는 엄마에 대한 나의 태도와 아이에 대한 나의 태도를 바꿨다.

 

나는 엄마에게 어린시절 나의 기억과 그때 느꼈던 나의 감정을 털어놓았다.

엄마는 굉장히 놀라셨지만 진심으로 사과하셨고 엄마의 사과에 나의 마음은 따뜻해졌다.

나는 엄마와의 대화로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엄마의 사랑이 담겨있는)기억들도 많다는 것을 알았고 엄마의 사과와 새로운 기억들로 인해 나의 외로움과 불안한 마음은 조금씩 사라져갔다.

엄마는 나와의 대화로 자신이 대수롭지 않게 했던 행동과 말들이 딸인 나에게 큰 상처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진심으로 가슴 아파하셨다.

 

나는 엄마와 대화를 하며 내가 완벽한 엄마가 될 수는 없겠지만 나의 사소한 말과 행동으로 인해 아이에게 큰 상처를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나는 엄마와 더 나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서, 내 아이와 더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p55 사랑은 주는 것보다 받는 사람의 관점이 중요합니다. 일관적이지 못한 사랑은 오히려 혼란을 가져옵니다.

→ 사랑이라는 이름의 나의 관심이 아이에게는 간섭과 잔소리일 수도 있겠구나.

 

p68 좋은 관계는 놓아주기와 연결하기가 자연스럽게 잘 이루어진 관계입니다.

→ 나에게 많은 눈물과 공감, 깨달음을 주었던 이수련의 ‘잃어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각났다.

 

p79 엄마를 벗어나는 게 결코 나쁜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입니다. 엄마가 비록 슬퍼한다고 해도 그것은 엄마의 감정일 뿐입니다. 그 감정까지 모두 책임지고 다 떠안을 수는 없습니다.

→ 내가 엄마에게 나의 감정을 말하지 못했던 가장 이유가 이것이다. 혹시라도 나의 고백으로 인해 엄마가 상처받을까봐. 엄마의 마음이 걱정되어 내 마음과 감정을 눌러뒀는데 정혜신의 ‘당신이 옳다’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그건 엄마의 감정일 뿐이라고 말해주고 있다.

혹시라도 상대의 감정이 걱정되어 나의 감정을 누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 말을 꼭 해주고 싶다.

 

p117 자신이 받지 못한 사랑을 채워주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아이를 키웠는데 아이가 그러면 아이가 너무 밉고 세상이 무너집니다.

→ 엄마의 관심과 사랑이 부족했던 나는 아이에게 사랑을 쏟아부었지만 불안해하는 아이를 보면서 나는 좌절하고 무너져 내렸다.

 

p131 올라오는 감정을 눌러놓으면 긍정적인 감정까지도 모두 억눌려버립니다.

→ 주변 사람들에게 늘 차갑고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냉정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던 지난 날의 내가 떠올랐다.

 

p142 자녀에게 자기 모습을 보면서 더 사랑을 주거나 더 미워하는 것, 두 가지 선택 모두 자녀에게 심리적인 병을 심어줍니다.

→ 나는 오늘도 ‘나는 나이고, 아이는 아이다.’ 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p168 부모가 약해서 그런 것인지, 부모는 왜 이런 모습이 되었는가를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상처받았던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고 부모에게 하고 싶은 말을 실컷 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나는 지금도 엄마와 옛날 얘기를 많이 한다. 이제는 처음보다 많이 편한 분위기로 서로 웃으며 그때의 이야기를 나눈다. 과거 엄마와의 대화로 나는 많이 치유받았지만 지금도 엄마와의 대화를 멈추지 않으며 과거와 현재의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중에 내 아이도 자신의 상처와 감정을 나에게 실컷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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