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온은 스쳐지나가는 일상의 어둑한 순간을 비춘다.
이 책은 ‘빠르게 소비되는 말’과 ‘오래 머무는 말’을 구분하는 훈련장 같다.
우리는 매일 수백 개의 단어를 듣고, 쓰고, 보내지만,
그중 오래 남는 건 온기가 깃든 말뿐이다.
언어의 온도는 그 온기를 측정하는 감각을 길러준다.
또한 이 책은 말이 곧 관계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한다.
한 문장은 한 사람의 세계관을 담을 수 있고,
한 단어는 누군가의 하루를 바꿀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언온은 ‘언어 철학 입문서’이자 ‘감정의 온도계’다.
읽다 보면 깨닫게 된다.
말의 온도는 화자의 것이면서도, 듣는 이의 것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그 온도를 유지하거나 식히는 건 결국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세상을 대하는가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