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권 작가가 쓰고 오이트 작가가 그린 『소년병의 끝없는 이야기』는 우리 시대가 외면하지 말아야 할 참혹한 진실을 담아낸 작품이다. 콩고, 남수단, 우간다 등 아프리카 곳곳에서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소년병의 비극을 다섯 편의 단편으로 엮어낸 이 책은,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에게도 평화와 인권의 무게를 다시금 되묻게 한다.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은 학교 대신 전쟁터로, 연필 대신 총을 든 채 일상을 빼앗긴다. 여덟 살에 납치되어 6년이나 전쟁터를 전전한 마이크, 가난과 굶주림 때문에 다시 총을 들 수밖에 없는 토마스, 그리고 자신이 받은 폭탄이 팝콘인 줄로만 아는 일곱 살 앙델라의 이야기는 읽는 내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특히 피해자로 시작했으나 결국 잔혹한 가해자가 되어버린 옹그웬의 서사는 전쟁이 한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파괴하고 악마로 변질시키는지를 날카롭게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며 현재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비극적인 전쟁들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점점 잊혀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낳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 등 전 세계는 여전히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뉴스 속의 전황 보고는 숫자로 치환되지만, 그 이면에는 소년병들처럼 평범한 일상을 송두리째 도둑맞은 수많은 아이가 존재한다. 우리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자문하게 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전쟁인가?" 권력과 이권이라는 어른들의 명분 아래, 가장 보호받아야 할 생명들이 도구로 쓰이는 현실은 야만 그 자체다.
작품은 소년병들이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와 사회적 낙인에 주목한다. 전쟁이 끝난 뒤 고향에 돌아와도 그들은 환영받지 못한다. 가해자이자 동시에 피해자라는 모순된 위치에서 그들은 평생 짊어질 죄책감과 싸워야 한다. 하지만 작가는 절망만을 말하지 않는다. 소년병 출신 아이들이 다시 학교에 가고, 꿈을 꾸며 일상을 회복하려는 몸부림을 통해 희망의 시작을 보여준다.
어떤 이유로도 아이들의 손에 총을 쥐여줄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이 책은 우리가 누리는 평화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님을, 그리고 지구 반대편 아이들의 고통에 연대해야 함을 일깨워준다.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첫걸음은 이들의 끝없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다. 모든 아이가 총 대신 책가방을 메고, 폭탄 대신 진짜 팝콘을 먹으며 웃을 수 있는 세상을 간절히 바라게 된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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