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과거에 **부동산 공매가 답이다**라는 책을 쓴 적이 있다. 그 책은 단순한 이론서라기보다, 실제 공매 투자를 하며 몸으로 부딪혀 배운 것들을 정리한 기록에 가까웠다. 돌이켜보면 글을 쓰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이렇게 큰돈이 오가는 거래를 하면서도, 나는 너무 무지했다”는 자각 때문이었다.
만원짜리 물건 하나를 살 때도 가격 비교를 하고, 후기 하나를 더 찾아보면서도, 정작 수억 원이 오가는 아파트나 부동산 거래 앞에서는 너무 쉽게 타인의 말에 의존하고 있었다.
당시 나는 등기부등본이 정확히 무엇을 말해주는 서류인지, 납세증명서는 왜 확인해야 하는지, 전입신고만 하면 되는 줄 알았지 확정일자는 왜 필요한지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 지금 생각하면 믿기 힘들 정도지만, 그때의 나는 “중개인이 괜찮다고 하니 괜찮겠지”라는 막연한 신뢰 하나로 계약서에 도장을 찍곤 했다. 법과 권리의 문제를 이해하지 못한 채 거래를 했다는 사실이 가장 아찔한 지점이다.

첨부한 이미지 속 문장은 이 지점을 정확히 찌른다.
등기부등본, 정확히는 등기사항전부증명서는 집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권리 관계를 보여주는 서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사를 여러 번 다녀도, 혹은 부동산 거래를 수차례 해도, 등기부등본을 제대로 볼 줄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미지 속 표현처럼, 등기부등본을 보지 못한 채 거액의 전세금이나 매매대금을 맡긴다는 건 결국 ‘상대의 양심에 내 돈을 맡기는 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가 이런 기본을 모른다고 해서 어리석어서가 아니라 배운 적이 없기 때문이라는 점이다. 노동자가 노동법을 배우지 못하면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문제 제기조차 하기 어렵듯, 임차인 역시 자신의 권리를 배우지 못하면 전입신고를 놓치고, 확정일자의 의미를 모르고, 불리한 요구 앞에서 침묵하게 된다. 이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교육의 공백’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부동산 경매 무작정 따라하기**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이 책은 겉으로 보면 ‘경매 투자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부동산 거래 전반의 기본기를 가르치는 책에 가깝다. 경매라는 도구를 통해, 등기부등본을 읽는 법, 권리의 순서를 파악하는 법, 임차인의 지위와 배당 구조를 이해하는 법을 차근차근 짚어준다. 투자 여부를 떠나, 실수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언어와 시야를 만들어주는 책이라는 점이 더 중요하다.
물론 현실적인 이야기도 빼놓지 않는다. 강의든 책이든, 끝까지 읽고 실제 투자까지 이어지는 사람은 많지 않다. 흔히 말하는 ‘프로 수강러’가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나는 그 자체가 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설령 투자까지 가지 않더라도, 부동산 거래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피할 수 있는 기본기를 배웠다면 이미 충분히 값을 한 셈이다.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돈을 잃지 않는 것 역시 또 다른 형태의 수익이기 때문이다. 무지로 인한 손실은 생각보다 조용히, 그리고 크게 찾아온다. 이 책은 “경매를 꼭 하라”고 등을 떠미는 책이 아니라, “적어도 모르고 당하지는 말자”고 말해주는 책에 가깝다. 나 역시 공매를 경험하며 뒤늦게 깨달았던 그 기본들을, 이 책은 훨씬 앞선 지점에서 독자에게 건네고 있다.
부동산을 투자 대상으로 보든, 삶의 터전으로 보든, 결국 거래의 본질은 권리와 책임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 출발점에 등기부등본이 있고, 전입신고와 확정일자가 있다.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가치는, 바로 그 출발선을 독자 앞에 또렷하게 그려준다는 데 있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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