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달의_서재 (달의서재, dalseojae)
  • 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
  • 김나을
  • 15,300원 (10%850)
  • 2025-12-24
  • : 1,860


도시의 속도와 기준에 지친 한 사람이 시골의 작은 과자점에서 다시 삶의 온기를 회복해 가는 과정을 담은 소설, 《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는 크고 극적인 사건 대신 조용한 일상의 장면들로 마음을 데운다. 외할머니의 장례 이후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내려온 유운은 시골집을 고쳐 ‘행복과자점’을 열고, 매일 다른 디저트를 굽는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저마다 말하지 못한 사연과 상처를 품고 있지만, 과자점에 머무는 동안만큼은 천천히 숨을 고르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본다. 이 소설은 ‘괜찮아지는 순간’이란 거창한 결심이 아니라 하루하루의 온도 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담담하게 보여준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는 행복을 성취나 결과로 제시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 행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며,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디저트처럼 시간을 들여 구워지는 것이다. 등장하는 과자와 음료들은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인물들의 마음 상태와 회복의 속도를 상징한다. 또한 시골 과자점은 현실을 회피하는 도피처가 아니라, 각자가 다시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잠시 머물러 숨을 고르는 공간으로 기능한다. 위로를 강요하지 않고 조용히 옆에 앉아주는 태도야말로 이 소설의 가장 큰 미덕이다.

이야기는 ‘떠남, 머묾, 다시 선택함’이라는 흐름으로 전개된다. 시골로 내려와 과자점을 열고 사람들을 만나는 시간, 단골손님들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각자의 상처, 그리고 다시 서울로 돌아가며 겪는 흔들림과 선택의 순간까지. 이 구조는 회복이란 도망이 아니라 스스로의 삶을 다시 결정하는 일임을 분명히 말한다.

인물들 역시 결과보다 선택의 태도로 기억된다. 유운은 확신보다는 더 이상 버티지 않기 위해 과자점을 연 인물이며, 윤오와 도영, 은정, 현서 등도 각자의 자리에서 ‘나는 잘 살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소설이 집중하는 것은 누가 성공했는가가 아니라, 각자가 어떤 속도로 자기 삶을 선택해 가는가이다.

“아무도 안 오면 내가 다 먹는 거지, 뭐.”라는 문장은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좌절하지 않는 태도이자, 스스로를 돌보겠다는 조용한 다짐처럼 읽힌다. 책을 덮고 나면 마음이 갑자기 밝아지기보다는 잔잔하게 따뜻해진다. 《오늘도 행복을 구워냅니다》는 오늘 하루만큼은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도 괜찮다고, 천천히 가도 괜찮다고 속삭이는 소설이다. 그래서 다 읽고 난 뒤에도 오래 곁에 두고 싶은 이야기가 된다.

※ 이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후기입니다.

#오늘도행복을구워냅니다 #김나을 #한끼출판사 #한국소설 #힐링소설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