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봄, 다시 마주한 얼굴』은 1980년대 후반 충남 아산을 배경으로 한 첫사랑의 기억과, 33년 뒤 우연한 재회로 이어지는 감정의 서사를 담아낸 작품이다. 중년이 된 서건아는 지인의 결혼식장에서 배정아를 다시 마주한다. 잊혔다고 믿었던 시간이 단숨에 되살아나며, 마음 깊숙한 곳에 묻어두었던 감정이 다시 피어난다. 영상화를 염두에 두고 집필된 만큼 장면 하나하나가 선명하게 스쳐 지나간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첫사랑 회상 로맨스’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5·18 사진전, 6·29 선언 등 시대적 공기, 그리고 아산이라는 실제 장소들이 인물의 감정과 맞물리며 현실적 울림을 만든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구성은 ‘지나간 인연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남기는가’를 차분히 돌아보게 한다.
구조는 현재→과거→현재의 액자식 전개다. 결혼식장에서의 재회, 정아의 손가락에 남은 작은 흉터가 열쇠가 된다. 두 사람은 과거를 따라가며 3박4일을 함께 보낸다. 고교 시절 서로에게 깊은 위로였던 두 사람. 사회적 제약과 가정 문제 속에서 결국 헤어져야 했던 관계. 그리고 오랜 세월이 지나 돌아온 정아. 늦은 위로를 건네는 건아. 정아는 다시 해외로 떠나지만, 건아는 그녀의 편지를 통해 비로소 마음속 진심을 확인한다. 결말에서 그는 멈춰 있던 감정을 조용히 꺼내어 ‘그 시절의 이름’을 다시 마음에 새긴다.
서건아는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인물이다. 긴 세월이 지나도 누군가를 위해 시간을 내는 따뜻한 선택이 인상적이다. 배정아는 밝아 보이지만 마음에 상처가 남아 있다. 가장 행복한 기억을 다시 찾을 용기를 내는 존재다. 두 사람의 선택은 사랑이 한 사람에게 얼마나 큰 안식처가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은 삼화여상 운동장에서 함께 ‘여고 졸업반’을 부르는 순간이다. 웃음과 눈물이 동시에 흐르는 장면. 그리고 벚꽃 아래에서 말없이 서로의 시간을 바라보는 장면은 오래도록 남는다. 짧지만 깊은 문장이 많아 밑줄을 그으며 읽었다.
책을 덮고 나면 자연스레 ‘나의 봄’, ‘나의 첫사랑’, ‘하지 못한 말들’이 떠오른다. “우리 모두에겐 다시 마주하고 싶은 얼굴이 있다.” 그 이름을 기억하는 동안, 그 시간은 사라지지 않는다. 담담하지만 오래 머무는 여운을 남기는 소설이다.
※ 이 리뷰는 e-book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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