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력자들』은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을 파고드는 금융 소설이다. 주가지수는 오르는데 개인 투자자 계좌는 왜 비어가는가? 저자는 한 분석가의 질문을 통해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이야기의 뼈대는 금융 기술에 있지만, 심장은 사람과 권력이다. 숫자 뒤의 이해관계, 침묵, 관성이 어떻게 시장을 기울게 만드는지 집요하게 추적한다.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악당의 음모’가 아니라 ‘구조의 유혹’을 이야기한다는 점이다. 누구도 명백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할 수 없다. 각자의 자리에서 합리적인 선택을 했을 뿐인데, 그 선택들이 모여 전체를 망가뜨린다. 이 소설은 “누가 조작했는가?”에서 멈추지 않는다. “왜 시스템은 멈추지 않는가?”라는 더 어려운 질문을 던진다.
핵심 구조는 ‘왜곡된 거울’을 바로잡으려는 분투다. 최도진은 지수가 실물과 동떨어졌다는 것을 밝히려 하고, 유정민은 정치적 힘으로 이를 제도화하려 한다. 남지호는 정책적 근거 역할을 맡지만 조직의 벽에 가로막힌다. 반대로 이태훈과 장민혁은 기존 시스템의 안정과 이를 통한 이익을 내세워 변화를 막는다. 박소은과 강민수는 내부 증거를 제공하며 진실의 문을 연다. 구조 개혁을 위한 연대와 기득권의 공방이 현실감 있게 촘촘히 그려진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한국은행 세미나에서 도진이 던진 질문 하나.
“이 지수는 누구를 위한 숫자인가.”
침묵이 흐른다. 그 정적 속에 한국 시장의 민낯이 고스란히 담겼다.
읽고 나면, 뉴스의 “안정화”, “호재” 같은 단어를 쉽게 믿을 수 없게 된다. 『세력자들』은 대박 종목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대신 우리가 믿어온 구조가 얼마나 불완전한지 의심하는 감각을 선물한다. 투자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한국 시장 교양 필독서라 말하고 싶다.
※ 본 리뷰는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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