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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간장 책장
  • 대한민국 쓰레기 시멘트의 비밀
  • 최병성
  • 14,400원 (10%800)
  • 2015-04-16
  • : 430

 1999년 8월, 경영위기에 처한 시멘트 회사들을 위해 환경부는 각종 쓰레기를 소각해 시멘트를 제조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이것이 바로 쓰레기 시멘트의 시작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신토불이(身土不二)’에 대해 의심할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그 생각이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 당신이 살아가는 집이 유해물질 가득한 쓰레기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각종 산업 쓰레기들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고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소각재와 하수슬러지 등 쓰레기 처리방법에는 ‘매립’과 ‘소각’ 그리고 ‘쓰레기 시멘트’가 있다. 저자인 최병성 목사는 이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후 스스로 시민기자를 자청하여 시멘트 기업과 정부, 심지어는 이를 눈감아주는 언론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그리고 10년이 흐른 지금, 많은 제도적 변화들을 이끌어 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시멘트 회사에 의해 만들어지는 쓰레기 시멘트는 알게 모르게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당신과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이제는 당신의 힘이 필요하다.

 

국산 < 중국산

 

중국은 1999년 6월 전국에 8000여개가 넘는 시멘트 공장의 품질조사를 실시했다. 놀랍게도 같은 해인 1999년 8월, 한국은 IMF로 경영이 어려워진 시멘트 공장들을 위해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들도록 환경부가 허가해 주었다. 중국 시멘트와 국산 시멘트의 유해물질 차이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된다. (73p)

 

   우리나라 사람들은 제품이 ‘Made in China’이면 품질이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시멘트만큼은 국산보다 중국산이 더 나을 수 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를 통틀어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드는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기 때문. 심지어 화력발전소 쓰레기인 석탄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해서 시멘트를 만든다. 각종 유해물질을 국내로 가져와서 시멘트를 만든다고? 이 사실을 알고 분노하지 않는 독자가 어디 있을까. 이유는 역시나 ‘돈’이다. 일본은 폐기물을 우리나라로 넘기면서 시멘트기업에게 1톤당 3만원 가량의 처리비용을 지불한다. 하지만 관세법상 처리명목이 없어 세금징수도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 환경성 홈페이지는 매년 폐기물 처리현황을 발표한다. 이중 석탄재 처리 현황을 보면, 수출 대상국이 '한국, 한국, 한국, 한국, 한국, 한국...'만 끝없이 이어진다. 일본 석탄재를 수입해 시멘트를 만드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뿐이다. (153-154p)

 

중국 제품을 믿을 수 없다면 안사면 그만이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생활하고 숨쉬는 ‘내 집’은 어찌 할 것인가?

더 이상 국민들을 기만하지 말라

 

   시멘트 기업들은 쓰레기 시멘트를 보고 이는 ‘재활용(recycle)’이며 인체에 무해하다고 주장한다. 심지어 ‘우리가 아니면 누가 처리해?’라는 식의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이는 환경부와 언론이 결탁해 뒤에서 든든히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이상 이대로 팔짱만 끼고 지켜볼 수 없다. 자본과 정부의 이익을 위해 국민들이 희생을 하는 현 상황을 보라!

 

쓰레기 시멘트를 만들면 절감된다는 1740억 원을 전 국민 일인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3,480원이 된다. 아, 우리가 발암물질과 유해 중금속 가득한 쓰레기 시멘트에 갇혀 살아야 하는 이유가 고작 3,480원 때문이다. (49p)

 

  우리의 목숨 값이 고작 3,480원 이라고? 평생 벌어 안 먹고 안 입고 산 내 집이 쓰레기라니, 허탈감을 감출 수 없다. 어떤 시각에서는 ‘친환경 벽지를 쓰면 되지 않느냐’라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이미 썩어있는 뿌리에 좋은 영양분을 준다 한들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책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분양면적 약 30평당 아파트에 들어가는 시멘트비용은 약 130만원정도 라고 한다. 국민들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깨끗한 시멘트로 지은 집에서 살겠다는 의견이 86.7%에 달했다. 누구를 위한 쓰레기 시멘트인가.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우리는 이 책을 읽음으로써 또 하나의 선악과를 먹게 되었다. 살고 있는 집이 무엇으로 만들어 졌고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된 것. 저자의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고 이를 알게 된 이상 독자들은 크기와 상관 없이 이에 힘을 보태고 싶어질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식을 갖고 이 싸움에 동참해야만 기업과 정부를 압박할 수 있다.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한민국을 전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우리는 이 싸움에서 언젠가는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시멘트 공장은 결코 쓰레기 소각장이 아니다. 시멘트 업계의 사회적 책임은 쓰레기를 치우는 일이 아니라 안전하고 건강한 시멘트를 생산하는 것이다. 기업의 이윤만 추구하는 비양심적인 기업이 아니라, 국민의 건강을 배려하는 시멘트 업계와 건설사로 거듭나기를 촉구하며 이 책을 마무리 하려고 한다. 이 땅의 모든 집이 사람을 살리는 건강한 집이 되는 그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꿈꾼다. (3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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