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과 마약을 중심으로 중독에 관한 문제를 전문가가 에세이 형태로 써내려간 일종의 르포타쥬다. 숫자나 보고서 그리고 중독 증상에 관한 이야기 보다는 현장에서 많은 인터뷰를 바탕으로 경계에 선 사람들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텍스트에 담아냈다.
저자인 임규성 작가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면,
"심리학을 전공하고 상담심리학 석사를 마쳤다. 이후 개별 심리 문제를 넘어 중독이라는 병리를 사회적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사회복지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대학원 시절 청소년 인터넷 중독 연구를 시작으로 청소년 기관, 군 부대, 기업 등 다양한 조직에서 임상 경험을 쌓았다.
이후 강원도 정선 고한·사북 지역에서 도박 중독 상담을 하며 도박 중독의 발단부터 파국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현장에서 목격했다. 현재는 마약 중독 분야까지 영역을 확장하여 치열한 중독 현장의 최전선에서 내담자들을 만나고 있다. 심리학과 사회복지학을 넘나들며 이론과 실무를 아우르는 중독상담 전문가다."
탄광촌 폐쇄에 따른 특별 조치에 의거 국내에서 최초로 국내인들에게 카지노가 허용된 정선은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었을지는 몰라도 많은 폐해를 낳고 있다. 도박에 중독되며 가정은 파탄에 이르고 자신의 인생까지도 포기하게된 수 많은 사람들은 모두가 외면하는 현장에서 여전히 살아가고 있다.
사실 도박 중독은 범죄라기 보다 개인의 문제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지만 이를 죄악이나 병리로 한정하지 않고 현실의 외로움과 사회적 결핍이 만든 복합적 인간의 초상으로 밀도있게 살펴본다. 책은 각 장마다 실제 상담 장면과 인터뷰를 교차하며, 중독을 개인의 도덕 문제로 치부해온 사회의 시선을 정면으로 비판한다.
내담자의 무너진 일상과 그를 둘러싼 가족, 제도, 지역사회의 구조적 모순까지 함께 비춘다. 이를 통해 독자는 ‘중독은 개인의 실패가 아니라 사회의 실패’라는 진실에 다가가게 된다. 저자는 한 사람의 전문가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다만 도박과 달리 마약은 좀더 사회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며, 마약 청정국으로 불리웠던 한국에서도 덤차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연민의 시각을 가지고 절망의 끝자락에서 여전히 살아 있는 인간의 모습을 다룬다. 그곳에는 구원이나 교훈보다 더 큰, 사람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기록자의 윤리가 있다.
이 책은 중독을 단순한 사회문제가 아닌 인간의 존재에 관한 문제로 치환시킨다. 책을 읽으며 중독자와 상담사, 그리고 우리 사회 전체가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됐다. 이 책은 냉정한 현실 속에서도 여전히 인간을 믿는 시선으로 가득하다. 단순하게 중독을 남의 일로 보지 말고 연민의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책 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