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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연지훈님의 서재
  • 50+ 인생 후반전
  • 이은영
  • 12,420원 (10%690)
  • 2020-12-23
  • : 105
지천명의 나이가 된지 벌써 몇 년이 지났다. 지천명은 논어에서 공자가 나이 쉰에 천명 즉 하늘의 명령을 알았다고 말한데 서 연유됐다. 하늘의 뜻을 알아 그에 순응하거나, 하늘이 만물에 부여한 최선의 원리를 안다는 뜻이다. 또한 마흔까지는 주관적 세계에 머물렀으나, 50세가 되면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성인의 경지로 들어섰음을 의미하다고 한다.

글쎄 거창하게 하늘의 명령을 알았고 객관적인 성인이 됐다고 말은 못하겠지만 나름 치열하게 살아왔던 세월을 가끔씩 돌아보며 이제 인생을 나름 유의미하게 마무리할때가 된건 분명해보인다. 은퇴에 관계된 책도 가끔씩 읽어주고 있지만, 알라딘 신간코너에서 마침 적덩한 신간이 보여 골라서 읽어본 책이다.

저자분의 성함이 사모님과 성함이 똑 같아 더욱 친숙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이름으로 오해를 많이 받으셨을것 같은데 마침 악세서리 업계에 종사하고 계신분이다. 여행사에서 일하시다가 IMF때 독립을 해서 이대와 신촌에서 핸드메이드 헤어 액세서리 전문점 운영하시다가,  현재는 헤어 액세서리 B2B 전문 기업 ㈜인다디에스를 운영 중이시라고 한다.

[머리핀 장사에 돈 있다]라는 책도 내시고 부지런히 강연 활동을 하며 두 번째 책을 내셨다.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교회를 다니시다가 학창시절에 뜻한바가 있어 종교를 떠난 사실이나, 블로그를 운영하는것 그리고 나이까지 비슷해서 제법 재미있게 읽은 에세이다.

총 3부로 구성되어있으며, 1부는 액서서리 업계에 종사하게 된 계기와 블로그 마라톤등 취미활동을 위주로 살아온 이야기가 서술되고 2부는 현 싯점에서 지나온 과거와 살면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들에게 조언을 건네며, 마지막 3부는 인생 후반을 맞이해 지향성과 적당함을 위주로 자신의 가치를 지켜나갈것을 말한다,

넘치지도 그렇다고 모자라지도 않은 중용의 미덕을 지키며 살아갈 나이가 됐다는것에 깊은 공감을 느꼈다. 책속에서 몇 가지 생각해볼만한 글귀를 뽑아봤다.

처음부터 모든 걸 완벽히 알았다면 좋았을까. 글쎄, 더 효율적이었을지는 모르지만 돌고 돌아 다시 원점이어도 나쁘지 않다. 원점에 선 나이가 30이어도, 50이어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원점이 아니라 거기 선 내가 어떤 시간을 보내 왔는지, 그래서 어떤 경험치를 갖고 있는지다. --- p.120

‘어느 구름에 비 들어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농사를 짓고 살던 시절에 비는 귀한 존재였으니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비처럼 귀한 인연을 만나려면 어떤 인연이든 소홀히 하지 말고 소중한 인연을 잘 이어 가라는 뜻이리라. 인연뿐만 아니라 모든 일에 해당되는 말일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운이 좋은 사람은 운이 좋은 이유가 있는 것 아닐까? --- p.129

종종 유행에 휩쓸리기 싫다는 동년배들을 본다. 그렇게 말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속사정에 변화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새로운 것을 알아보고자 하지 않는 게으름이 깔려 있다면 곤란하다. 사업도 인생도 발 빠르고 유연해야 더 잘 굴러간다. --- p.147

한때 나를 움직이던 키워드가 있었다. 열정과 꿈 같은 키워드가 그것이다. 열정을 가지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청년의 모습은 얼마나 근사한가? 꿈을 찾는 것이 꿈이 되어 버린 시대에 열정적으로 확실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분명 멋있는 일이다. 그런데 시간이 가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는 열정이나 꿈이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가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열정이나 꿈 같은 키워드를 내 삶에서 지우기 시작했다. --- p.169~170

나는 나이가 들수록 네 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취미와 친구, 그리고 건강과 약간의 경제적 여유가 그것이다. 어느 것 하나라도 부족하면 중년 이후의 생활은 즐거운 것이 되기 어렵다. 우리는 습관적으로 경제적인 부분에 대한 것만 노후 대책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그렇지 않다. 네 가지가 조화롭게 준비되지 않으면 행복한 노후를 기대하기 어렵다. 어느 순간 원한다고 해서 갑자기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중년이 되기까지의 전 과정을 통해서 준비해야 하는 것이다. --- p.189~190

돈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지만 경험과 추억이라면 지금 당장, 얼마든지 하나씩 쌓아 갈 수 있다. 과하지 않다면 좋은 경험과 추억을 위한 지출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나의 내면을 채우는 경험과 기억은 세상사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오랜 시간이 흘러도 쉽게 사라지지 않으니까. 넘쳐 나는 많은 시간과 함께 보낼 노년에도 좋은 위안이 될 것이다. --- p.203

살다 보면 비교를 당하거나 비교를 하게 마련이지만 그 결과는 언제나 좋지 않다. 교만해지거나 초라해지거나 둘 중 하나일 뿐. 어떤 결과든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 p.205

죽음을 기억하며 염두에 두고 사는 사람의 삶은 비관적이라기보다 오히려 충만하다. 지금 존재하고 있음에 감사하게 되고,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것들을 외면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도 않지만 정말로 소중한 것을 먼저 챙기며 사는 삶은 참 값지다. 50은 그런 삶을 살 때다. --- p.217

아무튼 적당한 취미와 그리고 어느 정도 경제적인 여유를 지켜나가며 중년 이후의 삶을 보다 가치있게 지내야겠다고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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