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본이 아닌 번역본을 본 소감으론
아마도 상당히 훌륭한 책이었을거라 "추정" 된다.
이미 읽은 상황에서 위같은 애매한 평을 하는 이유는
다름아닌 번역때문.
번역의 질이 꽤 떨어져 이해가 어려운게 많아
'문맥상.. 저자가 하려는 얘기는 이런게 아니었을까?'
라는 식으로 짚어가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전자책을 구매하기 전에, 평점에 달린 번역에 대한
좋지 않은 평을 보고도, '에이 그래도 설마 못볼정도야 되겠어?'
라는 생각으로 구매했지만, 우려 이상으로 인내심이 필요하다.
이런 느낌은 존 키건의 2차세계대전사 이후로 정말 오랫만이다.
(그래도 2차세계대전사는 부분부분 난해한 번역을 제외하면
역자의 상세한 각주도 많이 달려있어, 결코 흐름을 이해하기
어려운 책이 아님)
초반 키케로 얘기까지는 꾸우우욱 참고 볼만한데
본격적 시작부분인 로물루스 부터는 짜증이 솟구치기 시작하며
꾸역꾸역 보다보면 뭔가 저자가 하려는 말의 의도는
어렴풋이 알겠는데, 유기적인 연결없이
전혀 흐름이 매끄럽지 않고 전체적으로 직역 느낌이다.
아니면, 혹시 원서 자체의 내용이 이런걸까??
원저자의 설명이 어려웠다면 각주라도 있을법한데
전자책으로 봐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각주도 전혀 없고
책 전체적으로 보여지는 메리 비어드의 설명 방법이
원래 이렇게 산만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우리나라엔 가뜩이나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로마사인데
(그 유명하고도 논란도 많은 시오노 나나미의 것을 뺀다면
몸젠 로마사는 완역도 안된데다 상당한 고전이고,
꽤 딱딱한 하이켈하임은 누구나에게 추천하긴 좀..)
그렇기 때문에 그 간극을 메워줄수 있었던 이 책이 너무
아쉬울 따름...
너무 안타깝게도 번역이 명저를 또한번 망쳤다고 본다.
그냥 포기하기엔 책 자체가 너무 좋은데
진짜 이책은 번역자 바꿔서 재출간을 간절히 바래볼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