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과학서적의 전성기랄까. 요새 출간되는 책들보면
학생 뿐 아닌 직장인들이 읽기에도 좋은 과학서적들이 상당히 많아졌다.
예전에는 쉬운내용만을 전달하기 위해 수식을 최대한 배재하고 설명한 책이 많았는데
오히려 요즘은 이 책처럼 가감없이 수식으로 설명한 책이 늘어나는 듯...
본질을 이해하는데 수학을 피해갈 수 없다는 관점에서는 맞긴 한데
당연히 취미로 보기에는 내용들이 가볍지는 않다.
처음보고 가장 의아했던게, 상당히 아담한 판형.
단순히 부피만 놓고보면, 어지간한 고전역학 전공책의 반도 안될듯하고
게다가 대충 후루룩 페이지를 훑어봐도 부피의 부족함을 매워야할것 같은
활자 또한 매우 여유롭게 공간을 쓰고 있다. 상세한 수식의 풀이가 빽빽이 차 있어야
이해하기 쉽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못마땅 할수도 있겠다.
첫인상이 그럴수 밖에 없는게, 설명이 중언부언 없이 상당히 간결하고 명확하다.
어떠한 이론을 설명하고, 그에 부합하는 수식을 전개해서
"어때? 이 정도로 설명했으니 알아듣겠지?" 라는듯한 쿨한 스타일이랄까.
서스킨드와 같은 물리학 굇수들은 인생2회차를 사는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해밀턴 방정식이나 비압축성 등에 대한 세련되고 간결한 설명은 감탄을 자아낸다.
다만, 이 책에서 모든걸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이 가뜩이나 조그마한 판형에 미적분까지 설명해줄 정도로 친절한 책이기도 하지만
몇몇 부분에서는 급수전개나 변형이 필요한 부분을 건너뛴 경우도 있긴 하다.
당연히 알거라 생각해서 그런진 모르겠는데,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수학책 정도
찾아볼수 있는 여유는 가져야 할거 같다. 수고할만한 가치가 있으니
독자가 학생이 아니라면 학창시절의 수학책을 버리지 않았기를 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선호하는 설명방식이 갈릴거 같긴하지만
라그랑지 방정식의 유도부분은 보통 내가 봐왔던 고전역학서적과는
수식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이 다른데 (근본적인 개념은 같지만)
왠지 친숙한 기존 고전역학 서적들의 전개가 나은거 같다. (fowles 등)
이건 개인적인 부분이니 자신에게 맞는 설명을 따라가면 될 얘기이고..
현재 이 고전역학편과, 후속인 양자역학까지는 우리나라에 출간이 되어있고
원서로 이미 출간되어 있는 특수상대성/고전장론도 아마 올해내로 우리나라에 나온다 치면
이제 세 권이 남은 셈인데 (아마 이 시리즈는 총 6권으로 구성될 계획이라고 들었음)
일반상대성이론/우주론이 한권을 차지할것은 분명하고
나머지는 끈이론이나 최신 연구결과가 반영된 입자물리학이 차지하게 될까?
당연한 얘기지만, 이런 책에서 오역이 난무하면 사실상 보는걸 포기해야 한다.
다행히, 번역또한 믿을만한 물리학교수께서 깔끔히 해주신 덕분에
앞으로 나올 후속도 빨리 나오기를 기대해 보게 된다.
(하지만, 내가 역자인 이종필 교수의 책중에 제일 재밌게 본 건 과학서적이 아닌
'물리학자가 나라를 걱정합니다'라는 시사서적이라는게 뭔가 에러...)
앞으로 완결까지 무사히 나올수 있게 많이들 구매해 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