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나는 과학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초등학생 아들 덕분에 요즘 나는 과학에 대해 새로운 생각과 시각을 가지도록 요구받고 있다. 아들이 과학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과학'
학교에서 열리는 온갖 과학 대회는 모두 나가고 싶어하고 과학과 관련된 수업들은 모두 들어보고 싶어하는 아들 덕분에 나는 서서히 과학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던 내게 이 ' 사소한 것들의 과학'은 아주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는 책이었다. 제목이 특히 내게는 매력적이었다. 무겁지 않고 왠지 가벼운 주제의 과학책일 것만 같은 제목에 이끌려 책을 읽기 시작했다.
흔히 과학책이라고 생각하면 무거운 주제와 딱딱한 어투 그리고 과학 교과서를 연상시키게 하는 주제들로 인해 금방 질려버리기 십상인데 이 '사소한것들의 과학'은 달랐다. 우선 지은이의 사진으로부터 책의 내용을 유도해 내는 방식이 참신했다. 그리고 사진 한장을 가지고 사물에 대한 과학적인 탐구를 유도해내는 방식도 맘에 들었다.

필자의 사진은 아주 평범한 옥상에 앉아 있는 장면이다. 그 사진 속에 보이는 사물들의 재료 속성을 중심으로 재료의 과학적 탐구는 시작된다. 10가지의 재료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이 이루어진다. 솔직히 이 10가지 모두내 관심을 끈 것은 아니다.
강철, 종이, 콘크리트, 초콜릿, 거품, 플라스틱, 유리, 흑연, 자기, 생체재료...
이중 내게 가장 관심을 불러일으킨 재료는 단연 초콜릿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갈색의 초콜릿이 코코아 나무에서 바로 나오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러나 초콜릿은 코코아 나무 열매에서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화학적인 과정을 거쳐야만 생성되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실제 코코아 넛은 초콜릿 맛이 전혀 나지 않는 무척이나 맛이 없는 열매라는 것을.... 필자가 처음 코코아 넛을 먹어보고 실망했던 그 장면이 정말 나도 그랬을 것만 같은 생각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구나 그러했으리라....
그리고 밀크초콜릿은 나라마다 우유가 다르기 때문에 당연히 다 맛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가공과정도 나라마다 무척 다양하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나라별로 각기 다른 초콜릿의 맛의 세상을 경험해 볼 수 있다는 것 등등 ...
이 책은 이렇듯 잘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전혀 모르고 있었던 사물의 세상을 들여다 보게 해준다.
과학 특히 화학에 관심이 많은 초등학생 아들은 역시나 이 책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과학책이 이렇게 재미나다면 앞으로 자주 자주 과학책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