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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랑을 만나다
  • 이숭원
  • 21,600원 (10%1,200)
  • 2009-12-24
  • : 75

다음 세 구절이 가혹한 시대에 처한 여리면서도 강직한 시인 김영랑의 진심을 드러내고 있어 마음을 울린다. 

강선대 돌바늘끝에- <김영랑의 허무주의가 다시 그 일각을 드러낸 작품이다. 무력하고 무의미한 생활인으로서의 자기 모습을 냉정히 반성해 볼 때 나라는 인간은 강선대 돌바늘 끝에 미의 절정을 향하여 몸을 불살랐어야 옳았을 인간이라는 생각이 든 것이다. 이것은 자기 몸을 버리겠다는 포기의 선언이 아니라 오히려 미의 절대성에 자기를 바치고 싶다는 소망을 역으로 강하게 나타낸 것이다. 극단적 유미주의의 지향과 생에 대한 허무주의가 날카롭게 충돌하는 심리의 곡절을 알게 해 주는 작품이다.> 

한길에 누워- <저 옛날 절개를 지키는 선비는, 예컨대 사육신처럼 죽음으로 충심을 지킨 어느 선비는, 양반집 열두 담장을 넘어 도망갈 수도 있었지만 차라리 자신의 절의를 보이기 위해 자리에 남아 자신에게 온 사약을 마치 목마른 사람이 물 들이키듯이 한꺼번에 먹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렇게 단심을 지키는 의연한 삶의 길이 있다는 것을 어린 자식에게는 똑바로 말해 두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취중의 진언이다. 오죽 답답했으면 명정의 어투를 빌려 한길에 누워 이런 식의 울분을 토로했을 것인가. 그러나 이 노상 취담(路上醉談) 같은 시를 지면에 발표하는 것이 당시의 상황에서는 커다란 용기에 속하는 일이었음을 후세의 우리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우감 -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하여 순결성을 추구하던 자아가 그 순결함마저 해치려 드는 외부의 세력에 맞서서 우렁찬 소리를 지르고 싶은 내적 충동을 표현한 작품이다. 간과 쓸개마저 빼앗기게 될 위기의 정국을 목도하면서 최소한의 민족적 자존심을 지키려고 하는 한 지식인의 안간힘을 엿보게 하는 작품이다. 일본 제국주의가 중일전쟁을 일으켜 2차 대전의 복판으로 뛰어들어 치열한 혈전을 벌이고 있던 1940년 6월의 상황에서 이런 시를 쓰고 발표한다는 것은 분명 용기 있는 일이었으니, 그 점을 우리는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외에 <두견>, <춘향> 등의 해설도 다른 곳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핍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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