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교육정책으로 인해 황폐해져가는 학교현장을 고발하다.
모든 정책이 그렇듯이 의도가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현실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당근과 채찍의 방법으로 고안된 학교성적 공개와 교사 성과급.
예상되듯이 비슷한 방법으로 교육문제를 다루고 있는 한국의 경우 그 부작용으로 학교가 몸살을 앓고 있다. 0교시의 부활, 방과 후 학교의 강화. (우리 때는 이 모든 것들이 가능했는데..... 왜 요즘은 터무니없다고 느껴지는 걸까?)
‘강남선생님들의 실력이 워낙 좋아서 학생들의 성적이 높다’고 생각하는가?
학교의 성적은 그 학교가 위치한 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생활수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좀 더 솔직히 이야기하면 성적이 나쁜 학교의 경우 먹고 살기 어려운 부모님들이 많아서 자신의 자녀를 돌보는데 소홀한 경향이 있고-모두 알다시피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라는 말 한마디로는 아무것도 해결되지는 않는다!- 때문에 학생들은 낮은 학업의욕과 이에 따른 저조한 성취에 머무르고 만다.
이러한 상황에서 학생들의 낮은 성적을 교사의 책임으로만 돌릴 수 있을 것인가?
영국은 학교 성적을 공개함으로써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부유한 학부모는 높은 성적을 올린 학교로 자녀를 전학보내기 시작하였고(학생들이 몰리자 이 학교들은 시험을 보고 학생들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결국 성적이 나쁜 학교는 좋은 학군으로 이사를 할 수 없는 형편에 있는 가난한 학생들로 채워지기 시작했으며 학생수에 비례하여 보조금을 받는 시스템상의 문제로 성적이 나쁜 학교는 이전보다 더 적은 보조금만을 받음으로써 교육환경이 더더욱 나빠질 수밖에 없는 형편에 빠지게 된다.
읽은 내내 한국의 지향하고 있는 교육의 방향의 영국의 그것과 오버랩되어 마음을 짓눌렀다. 개천에서 용 나기는 이미 힘들어진 시대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개천에서도 나름 잘 사는 법을 가르칠 수는 없는 법. 그들을 승천시키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게 한 책. (그런데 왜 이렇게 우울해 지는지. 사실 공립학교는 점점 개천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